본문 바로가기
짠돌이 독서 일기

작심삼일을 넘어 석달까지!

by 김민식pd 2018. 12. 31.

한 해를 마무리하며, 올 한 해 성과를 점검해봅니다. 블로그에 있어 스스로 다행이라 생각하는 점은, 휴일과 주말을 빼고 거의 매일 글을 올렸다는 점입니다. 드라마를 연출하면서 글을 매일 발행하는 건 좀 힘들었지만, 그래도 빼놓은 날은 없었다는 점에서 다행이라 생각해요. 블로그의 오랜 독자이신 야무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피디님은 매일 아침 든든한 밥상을 차려주신다. 그런데 드라마 하실 때는 그냥 콘프레이크에 우유 한 잔이 올라오기도 하더라."

^^ 멋진 비유입니다. 드라마 촬영할 때는, 오래전에 써놓은 글 중에 아쉬움에 발행하지 못한 글을 올리기도 했어요. 품질 유지를 생각해 그냥 하루 제낄까 고민하기도 했는데요. 한번 두번 빼먹다보면 포기하게 될까봐 그냥 부족해도 올렸어요. 끼니를 거르지는 않는게 중요하거든요. 매일 올리는 글이, 다 마음에 들거나 최선이라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럼에도 빼먹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인문학자 김경집 교수님이 신문에 기고하는 글을 즐겨 읽는데요. 글에서 배울 점이 많습니다. 선생님이 최근에 내신 책을 읽었습니다.

<김경집의 통찰력 강의> (김경집 / 동아시아)


우리는 뭔가 잘하는 사람을 보면 자연스럽게 부러워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 재즈카페에서 멋지게 피아노를 연주하거나 색소폰을 폼 나게 연주하는 걸 보면 감탄하고 부러워한다. '나도 저렇게 연주나 노래를 잘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작 그가 그렇게 능란해지기까지 들인 공과 노력은 보지 않는다. 그저 결과만 본다. 그러니 평생 남 잘하는 거 부러워만 할 뿐 자신은 그걸 즐길 수 없다.
다른 사람이 색소폰 연주하는 걸 보고 큰맘 먹고 레슨을 받기로 한다. 그러나 생각처럼 그리 쉽지 않음으로 금세 깨닫는다. 큰돈 들여 악기를 장만했기에 쉽게 포기하지는 못하지만 생각만큼 즐겁지 않다. 왜냐하면 실력이 일취월장하지도 않고 연습이라는 게 꾸준함이 없으면 별 성과도 없으며 초보 시절은 음악적 즐거움도 없기 때문이다. 삑삑 뻑뻑대는 소리는 자신이 들어도 소음일 뿐이다. (중략)
333 법칙이라는 게 있다. 뭐든지 처음 배우고 시작할 때 3주가 첫 고비다. 완전 초보의 입장에서 즐거움이 없다. 그 고비를 못 넘기고 그만둔다. 그 고비 잘 넘기고 나서도 3개월쯤 되면 한계를 느낀다. 이제 어지간한 흉내는 내는데, 매끄럽게 치고 나가지 못한다. 일종의 ‘문턱효과’처럼 해도 늘지 않고 안 해도 줄지 않는 정체 상태다. 그 고비를 넘겨야 하는데, 이때쯤이면 꼭 핑계 댈 만한 일이 생긴다. 그러면 기다렸다는 듯 그걸 핑계 삼아 그만둔다. 하지만 꾹 참고 3년쯤 하면 아무리 둔하고 늦된 사람도 어느 정도 경지에 올라가게 된다. 그러니 뭘 하나 시작할 거면 3년은 진득하게 지속할 각오를 해야 한다. 서당의 개조차도 풍월 흉내 내는 데에 3년이 걸렸다! 3년이라 하면 적지 않은 시간이겠지만, 인생 전체를 고려한다면 그리 대단한 투자도 아니다.

(위의 책 168쪽)



누군가 잘 하는 걸 보면 부럽지요. 그게 영어든, 글쓰기든. 저는 부러워하는 마음을 하루하루 꾸준한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관건이라 생각해요. 올해 저는 탁구를 시작했어요. 약 석 달 가까이 탁구를 배우고 있는데요. 처음엔 잘 치는 사람이 그렇게 부럽더라고요. 그런데 계속 부러워하기만 하면 결국 포기하게 됩니다. 내가 못 치는 게 너무 신경쓰이거든요. 어떤 운동이든 시작하고 처음 석달이 제일 어렵워요.

통찰력은 어디에서 올까요? 상식을 뒤집어보고, 내가 가진 지식을 반문하고, 맥락을 되짚어보는데서 온다고 생각해요. 책에서는, 역사와 현대사를 오가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통찰력의 중요성을 곱씹어보는데요, 무엇이든 가장 중요한 힘은 역시 꾸준함이라 생각해요. 

작심삼일을 넘어, 3년을 지속하는 어떤 습관을 만드는 것, 저의 새해 목표입니다. 탁구도 한 삼년은 쳐야 좀 알 것 같아요.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얼마나 더 진득하니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모두, 새해에도 화이팅!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