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최고의 자랑 중 하나는 20대에 시립도서관에서 다독상을 받았다는 겁니다. 당시 한 해, 200권을 읽었거든요. 20대의 나에게 질 수 없다는 생각에, 유배지에 있던 2016년 한 해, 열심히 책을 읽어 1년간 250권을 읽었어요. 독서일기를 블로그에 연재했지요. 20대에 해서 즐거운 건 나이 50에 해도 즐겁더군요. 제 인생에 최고의 추억 중 하나가 대학 1학년 여름방학 때 떠난 자전거 전국일주입니다. 그것도 다시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 나이 50에. 추석 연휴를 맞아 열흘간 자전거 전국일주를 다녀왔습니다.

2018 자전거 전국일주 1일차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나와 양재천을 달리다 종합운동장에서 한강 자전거 도로로 합류했습니다. 자전거 출근하며 늘 달리는 길이지만, '자전거 국토 종주'라고 바닥에 쓰인 글자가 이제는 새롭게 보입니다. 

첫번째 인증센터인 광나루 자전거 공원에 가서 스탬프 도장을 찍습니다. 이제 팔당대교 - 능내역 - 양평군립미술관을 거쳐 이포보까지 갑니다. 

양평을 벗어나자 풍광은 완전히 바뀝니다. 양평만해도 전원주택 단지가 많아 자전거 길에 사람이 좀 있는데요. 양평 지나서부터는 마을도 없고, 사람도 없고, 편의점도 없어요.  


이포보 다음은 여주보입니다. 일단 인증센터에 들러 도장부터 찍습니다. 


자전거 짐받이에는 가벼운 배낭하나 실려있습니다. 오늘은 당일치기 여행이거든요. 여주보 전망대에 올라갑니다. 무료입장입니다. 저는 공짜 구경을 아주 좋아하거든요.

전망이 참 좋습니다. 마침 2층에 편의점이 있어 간식을 삽니다. 양평을 지나 여주까지 오는 길에는 매점이 없어 은근히 고생했어요. 서울 한강 자전거길은 가는 곳마다 편의점이 있어요. 거기 길들여져 당연히 매점이 금방 나타날줄 알고 왔다가 한 시간 넘게 달려도 물 사 먹을 곳이 없어 당황했어요.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니 누군가 손을 흔들며 반갑게 인사를 건넵니다. 


자전거를 탄 세종대왕이시군요. 완전 반갑네요. 예전에 여주쌀을 '세종대왕쌀'이라고 홍보하는 이유를 몰랐거든요? 오면서 보니, 여주 자전거 길 옆에 표지판이 있어요. 세종대왕을 모신 영녕릉 가는 길이라고. 고속도로를 타고 도시를 지나칠 땐 보이지 않던 풍경이 이제야 보이는군요. 속도의 차이는 풍경의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자전거는 느리지만, 또 그 만큼 자세히 보여요. 고속도로가 생략하고 편집한 풍경을 자전거길은 그대로 담아냅니다.


여주 시내에서 점심 먹고 경강선 여주역을 찾아갑니다. 머리를 굴렸어요. 자전거 전국일주를 하면서 숙박비를 최대한 절감할 수 있는 길이 무얼까? 잠은 집에서 자는 거지요. 첫날, 자전거는 여주역에 묶어두고 전철 타고 와서 잠은 집에서 잡니다. 짐받이에 매둔 가방에서 평상복을 꺼내 옷을 갈아입습니다. 전철에서 몸에 쫙 붙는 저지 복장에 헬멧 쓰고 있으면 좀 이상하거든요. 자전거도 없이. ^^


1일차

서울 - 하남 - 양평 - 여주

90km입니다. 자전거 주행만 6시간 정도 걸립니다. 첫날은 가볍게 달립니다. 수도권 전철 노선도를 보고, 전철과 자전거길이 만나는 가장 먼 지점, 경강선 여주역에서 마무리합니다. 오후 2시에 전철을 탑니다. 집에 가서 오늘은 일찍 쉽니다. 내일이 기다리니까요.

1일차 경비는 전철비 3250원, 점심 5000원, 음료 1500원입니다. 총 1만원입니다. 

자전거 전국일주 2일차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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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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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수정 2018.10.01 06: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디어 시작된 자전거일주 후기 기대하겠습니다!

  2. 아리아리짱 2018.10.01 07: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와우!~ 드디어 자전거 전국투어 시작이군요!

    계절변화에 유독 감기와 함께 적응기를 가지는 요즘, 다시 힘내어 pd님 응원하며 함께 합니다.
    Go go!

  3. 김수정 2018.10.01 07: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집에서 자면서도 할 수 있는 자전거 전국투어가 있었다니!
    발상의 전환이네요^^
    벌써부터 다음 후기가 기대됩니다.

  4. 전진 2018.10.01 08: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집에서 자는 전국일주 !!! 첨 들어보는 개념이 네요. 놀랐습니다. 전국일주 별탈 없이 성공하세요.

  5. 언제나스마일 2018.10.01 09: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계획한다 / 끝 )인 사람 VS ( 계획한다 => 행동한다 )는 사람

    오늘 글에서도 에너지를 얻습니다.

    계획에서 행동까지 시간을 단축시켜야 겠습니다.

    저는 하긴 하는데 좀 더 걸리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성과가 더뎌서 기분이 안나기도 하고...

    자전거투어 화이팅! ^^

  6. 섭섭이짱 2018.10.01 09: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자전거 전국일주 드디어 다녀오셨군요.
    첫날은 많이 들어본 곳들이라 친숙하네요.
    잠은 집에서 주무시는 이 방법 넘 좋은거 같아요.
    2일차는 또 어떤 여행을 하셨을지 궁긍하네요.

    —————————————————-
    < KMS 자전거 전국 일주 일정표>

    1일차 : 서울 -하남 - 양평 - 여주 (90km, 6시간)

    ——————————————————

  7. 왕팬 2018.10.01 10: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개념의 일주 기대됩니다
    매일 힘을 주셔 감사합니다

  8. 동우 2018.10.01 13: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거창할필요없이, 역시 최고이십니다.
    어제 오늘 날씨다 무척이나 좋던데!
    저도 다른곳에서 으쌰으쌰 하겠습니다

  9. sowon 2018.10.01 13: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근 자전거 잘 타기에 새롭게 도전 했어요
    나이 오십 중반에.
    어릴적 자전거타다 다친 기억이 있어 쳐다도 안 보았던 물건이었는데...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오기' 가 생겨 시작했습니다.
    지난 일요일 첫날!!
    심하게 제대로 넘어져 타박상으로 끙끙 댔지만, 기분이 묘하게 좋은건 무슨 이유일까요?
    언젠가 저도 '자전거 전국 일주'를 꿈꾸게 해주시네요^^

  10. 꿈트리숲 2018.10.01 15: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크흐흐
    자전거 전국 일주의 새역사가
    써지겠어요.~~^^ 집에서 숙박은
    쉽게 생각할 수 없는 방법이네요.^^

    젊을때 만들어둔 독서와 운동
    근육은 나이 들어도 절대 배신하지
    않는군요. 저는 지금이라도 꾸준히
    만들어야겠어요.

    덕분에 황금 들판에 세종대왕의
    모습도 보고, 가을로 접어드는
    우리 나라 풍경을 잘 감상했습니다.

    2일차도 기대할께요.~~@.@

  11. asd 2018.10.01 16: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군생활떄 근처 도서관에서 200권정도 읽었던게 기억나네요 ㅋㅋㅋ

  12. 김경화 2018.10.02 08: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멋집니다.
    자전거타는세종대왕 님 ~
    와우~ 찬바람부는 가을 감기조심하세요

  13. 꽃밭 2018.10.03 0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화이팅!!!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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