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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 3가지

by 김민식pd 2018. 9. 18.


<마녀체력>을 쓴 저자는 책상물림 편집자로 평생을 살다 나이 마흔에 운동을 시작한 분인데요. 이분이 철인 3종 경기를 완주하는 강철체력의 소유자로 변신하기 까지는 몇번의 인연이 있어요. 지난번 글에서 말했듯 같이 사는 남편의 변화가 그 하나고요. 

2018/09/01 - [공짜 PD 스쿨/짠돌이 독서 일기] - 체력이 국력이다


또 하나는 자전거를 타러 미사리 조정 경기장에 갔다가 만난 사람입니다. 5킬로미터를 자전거로 달리고 녹초가 되어 길 옆에 쓰러져 있는데 왠 사이클 한 대가 들어와요. 헬멧을 벗으니 여성이에요. 두 딸을 키우는 워킹맘인데, 몇 년 전에 철인 3종에 입문하여 그 힘들다는 킹코스 (바다 수영 3.8km, 사이클 180km, 마라톤 41.195km를 연달아 하는 철인 3종 코스의 하나)까지 완주한 철인이에요. '어떻게 마흔이 다된 여성에게 그게 가능하지요?' 하고 생각하는데요. 중요한 건 그걸 해낸 사람을 직접 만났다는 거죠. 이제 저자의 삶에 새로운 가능성이 들어와요. 누군가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다는 거?


"로저 배니스터는 1마일을 4분 안에 주파한 최초의 인물이었다. 닐 암스트롱은 달에 처음으로 간 사람이었다. 에드먼드 힐러리 경은 텐징 노르가이와 함께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 도달한 최초의 인물이었다. 이 위업들이 이루어지기 전에, 수많은 사람이 그것을 시도했지만, 그 사람들은 다 실패했다. 그런데 한 번 성공이 일어나자, 많은 사람이 그것을 똑같이 해냈다. 왜일까? 뇌는 어떤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그곳으로 가는 대략의 지도를 그린다. 배니스터, 암스트롱, 힐러리는 상식을 거슬러 희망을 품어야 했다. 그들의 뇌에, 목표에 이르는 지도를 그리라고 요구해야 했다. 그들의 뒤를 따른 사람들은 앞서 달성된 위업을 지도로 이용했다."

(<마녀체력> 77쪽)


살면서 저는 멋진 위업을 달성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싶어요. 그들의 성취를 지표 삼아 내 삶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싶죠. 낯가림이 심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불편한 제게 그런 만남은 주로 책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마녀체력>을 읽고 다시 운동을 열심히 하고 싶다는 투지가 불타오르고 있어요. 이게 독서의 가장 큰 효용이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가능하다고 뇌에게 설득하는 것. 우리의 뇌는 실패를 두려워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게으름뱅이거든요. 식량이 귀했던 수렵채집 시절, 선조들은 하루에 10킬로키터 이상을 이동하며 식량을 구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운동량이 많으니 틈만 나면 쉬는 게 중요한 생존전략이지요. 게으름의 습성은 그래서 생존 본능이 되었습니다. 중요한 건 요즘은 식량이 풍족한 시대고 과다 영양의 시대에요. 사냥하러 뛰거나 채집하러 돌아다니지 않아요. 한 자리에 계속 머무르며 일하죠. 이런 시대에도 앉아 쉬기만 하면 성인병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우리를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 세 가지'로 독서와 운동과 외국어를 꼽습니다. 이 셋은 우리를 더 매력적인 사람으로 만들어줘요. 캬아! 정곡을 찌르는군요. 제가 스무살에 영어 공부를 한 이유가 그거에요. 연애에 도움이 될까 해서... 책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소개팅 나가서 유식한 척 하려고요. 운동도 마찬가지죠. 저는 스무살에 자전거 전국일주를 하면서 내 몸에 자신감을 얻었고요. 공부를 할 때마다 그때 닦은 체력으로 버텼어요. 셋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 노력과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다.

둘째, 강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셋째, 꾸준히, 오랫동안 해야만 효과가 나타난다.

넷째, 좋은 건 누구나 알지만 시급하지 않아서, 당장 실천하기 어렵다.

(위의 책 141쪽)


저자는 이렇게 권해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그리고 무엇을 잘 하려면 '꾸준히 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에서 제가 강조한 이야기와 똑같지요? 재미있어요. 운동과 외국어 공부가 이런 식으로 통한다는 게. 무엇보다 초급에서 시작해 고수의 길로 나아간 사람의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흥미진진하고 동기부여가 됩니다. 운동과 거리가 먼 분들이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책입니다. 

<마녀체력> 여러분도 도전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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