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책벌레로 살아오던 사람이 어쩌다 로맨틱 코미디에 꽂혀서 PD가 되었는데, 드라마를 촬영하는 와중에도 책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은 어쩔 수가 없네요. 요즘 촬영하는 틈틈이 오디오북을 즐깁니다. 올해 초 오디오북 전문 서점 '오디언'에서 연락이 왔어요.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녹음하자고. 그 후 종종 귀동냥(1화 무료듣기만 했습니다. ^^)을 하다가 드라마 촬영 시작과 동시에 정기결제 이용권을 끊어서 본격적으로 이용하고 있어요. 


매월 5600원을 내면 오디오북을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어요. 이런 조건, 놓칠 수 없지요. 저의 경우, 한 달에 약 20권을 들으니 심하게 남는 장사지요. 드라마가 끝나고 한가해지면 더 많이 들을 것 같아요. 등산하고 자전거 탈 때도 들을 테니까요.

드라마 야외 촬영의 경우, 이동이 많아요. 우리 드라마의 경우, 수철의 공장이며, 시골 옥자집이며, 다들 서울을 벗어나야 합니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에 저는 눈을 감고 오디오북을 듣습니다. 물론 많이 피곤할 때는 책을 듣다가 졸기도 하지만 바쁜 와중에도 독서를 즐길 수 있어 행복합니다.


http://www.audien.com/wpoc/main.htm


그동안 들어본 오디오북 중 몇 개 추천 올립니다. 


1. 신경 끄기의 기술

가장 좋아하는 오디오북입니다. 이제껏 3번은 넘게 들은 것 같아요. 드라마에 대한 인터넷 댓글 반응을 보고 속상한 날, 이 책을 듣습니다. ‘신경 끄기의 기술’ 세상에는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일이 너무 많아요. 내가 할 수 있는 건 드라마를 최선을 다해 찍는 일이구요, 나머지는 하늘의 뜻에 맡깁니다. 

책에서 와닿은 이야기. '우리는 꿈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고통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래요, 드라마 PD의 꿈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밤샘촬영의 피로와 시청률압박의 고통을 견뎌내는 것이 이 직업의 핵심이지요. 어떤 일을 할 때 고통은 외면하고 좋은 것만 취하는 법은 없는 것 같아요.

(오디언에서 865개의 ‘좋아요’를 받은 책이에요. 어떤 오디오북을 골라야할지 애매할 때는 다른 독자들이 달아놓은 좋아요 개수를 확인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2.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소설입니다. 예전에 전자책이 없던 시절, 장거리 여행 갈 때는 이 책 한 권 들고 다녔어요. 방대한 미국판 대하역사소설이자, 여주인공의 캐릭터가 선명한 성장소설이지요. 방대한 분량의 원작 소설을 오디오북으로 잘 축약해놓았습니다. 소설의 지문은 과감히 생략하고 오로지 대사만으로 스토리 전개를 보여주는 라디오 드라마 형식을 차용한 것이 참 좋았어요. 오디오북은 기존에 책으로 읽은 것을 다시 즐기기에도 참 좋은 형식이네요.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길에, 레트 버틀러와 스칼렛 오하라의 밀당 로맨스를 즐기며 한강변을 달리기, 바쁜 와중에도 행복한 일상이에요.


3. 모든 관계는 말투에서 시작 된다

드라마를 연출하다보면 체력과 정신력, 집중력을 끝까지 발휘해야 하는데요, 그러다보면 가끔 나도 모르게 지쳐서 무례한 모습이 나오기도 합니다. 항상 경계합니다. 지금 내가 어떤 모습으로 일하느냐는 미래의 나에게 영향을 미치거든요. 내가 만약 배우나 스탭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피디로 기억된다면, 훗날 저는 스탭을 꾸리거나 캐스팅을 하기 힘들어질 수 있어요. 평판 관리가 커리어 계발에 있어 핵심이고요. 말투가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자칫 피곤해서 신경이 날카로워질 때, 퇴근길 차 안에서 이 책을 듣습니다. ‘기분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는 사소한 습관’ 그걸 찾아가고 싶어요.  

(좋아요 363개를 받은 책이에요.)


(차마 순위에는 올리지 못했지만... 졸저,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도 오디언에 있어요. 종이책으로 사서 읽은 분이라도 한번 들어보셔요. 나름 저자가 직접 낭독하면서 신경써서 만들었어요. 현재 ‘좋아요’ 202개를 받았네요. 아웅, 고맙습니다. 여러분!)


오디언의 월 정기 결제 서비스, 언제 어디서나 독서를 즐기는 좋은 습관이에요.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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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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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18.07.02 10: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역시 틈틈이 오디오북으로 독서를 하고 계시는군요. 소개해주신 책들을 오디오북으로 들으면 재밌을거 같네요. ^^ 근데 콘텐츠 홍수 시대라서 뭘 보고 들을지 선택하는게 너무 어려운거 같아요. 그래서 피디님이 얘기해주시는 것 위주로 보고 듣고 읽는데도 시간이 부족하네요. ^^ 우스개 소리로 요즘 콘텐츠 회사의 최대적은 '잠' 이라고 하더라고요.. 솔직히 제가 잠이 많거든요.. ㅋㅋㅋ

    주말부터 비가 계속 오고 있네요. 비가 오면 촬영 일정이 뒤바뀌고 연기자, 스텝분들 다 같이 힘드시다고 하던데...... 피디님의 유쾌한 에너지라면 모두들 즐겁고 신나게 촬영하실거라 봅니다.
    오늘도 믿보연 김민식 피디님 파이팅~~~~

    #이별이_떠났다
    #매주_토_20:45
    #본방사수
    #안되면_다시보기_몰아보기

  2. 김경화 2018.07.02 14: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경끄기의 기술도 오디오 있었군요.
    저는 피디님것만 결재했는데 ~

    좋은 콘텐츠 가 많습니다.

  3. 꿈트리숲 2018.07.02 15: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후^^~~
    좋은 정보네요.
    저는 이동시 오디오클립 주로 들었는데, 저자가 직접 읽어주는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도 한번 들어 보고 싶어요.

    윗분의 댓글 내용처럼 정보가 쓰나미 급으로 넘쳐나서 취사선택하는데 피로감이 몰려옵니다.ㅠㅠ 양질의 컨텐츠를 선택할 수 있는 안목과 통찰력을 키워야되겠어요. 피디님의 꿀팁, 오늘도 전수받아 갑니다.

    꿈트리숲=정지영입니다.

  4. 제경어뭉 2018.07.02 15: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바로가입 결제하고 피디님의 멋진목소리듣고있네여~ 잘듣겠습니다~^^

  5. 보리보리 2018.07.03 08: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상에~~ 피디님 못하시는게 뭐에요?
    울산이 고향이시라면서 사투리도 없고요
    멋진 목소리에다가...맛깔나게...

  6. 맛난오이 2018.07.03 13: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근에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 와 매일 아침 써봤니? 를 읽고 책에서 추천해주신 책들도 읽고 있습니다.
    (그릿, 타이탄의 도구들 등등)
    책을 읽는내내 피디님의 삶에 대한 열정과 부지런함을 배우고 싶더라고요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는 몇 번 더 반복해서 읽고싶었는데
    오디오로도 들을 수 있다니 듣던중 반가운 소식입니다.
    피디님 음성으로 듣는다면 더 생생히 다가올거 같아요^^

    틈틈히 귀로도 책을 읽는다는 꿀팁!
    알면서도 못하고 있었는데 블로그를 통해 또 한번 배우고 갑니다.
    저도 정기결제 해야겠어요
    이러다 완판남 되시는거 아니신지ㅎㅎㅎ

  7. 별사탕 2018.07.04 05: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연히 남편 책장에 꽂혀있던 영한외를 읽었어요.
    읽기전에는 또 영어책이야 했다가.
    읽고나서는 피디님 팬이 되었어요^^
    매일아침써봤니도 읽고 가끔 이곳 들어와봐요.

    최근엔 오디언 안쓴지 오래되어서 새로 가입했는데
    3일 무료쿠폰 받아 다시 들었다지요.
    때마침 이 포스팅이 너무 반가워 그 마음으로 처음으로 댓글 남겨요
    감사합니다^^

  8. 2018.07.04 05: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9. 주연민기맘 2018.07.04 09: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 준비시키는 아침에 먼저 읽어요~
    고맙습니다~

  10. 투썬플레이스 2018.07.08 11: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경끄기의 기술은 최근에 사서 좋았던 작품이었는데 피디님 덕분에 시각이 아닌 청각으로 다시 한번 볼 것 같아요.

    제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오디언은....

    당근 '영어책 한번 읽어봤니' 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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