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석 작가의 책을 연이어 읽다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이토록 유머러스하고 재미난 작가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도서관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해서 나오는 책은 다 읽고 있는데요, 그러다 드디어 작가의 첫 책을 만나게 되었어요. 그 책을 통해 그가 작가로 전업하게 된 상황을 엿보게 되었지요.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 (최민석 글 / 유별남 사진 / 조화로운삶)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을 꿈꾸는 월드비전 희망의 기록'이라는 부제에 눈을 잠시 의심했어요. 응? 내가 아는 코믹 소설가 최민석이랑 같은 작가가 맞나? 혹 동명이인 아닌가? 작가의 에세이에서 국제구호기관에서 일하다 그만두고 나왔다는 대목을 읽은 기억이 있어, 같은 작가라고 짐작은 했지만 글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더군요. 

2008년 말, 월드비전 후원관리팀에서 일하던 최민석 작가 (당시로서는 그냥 직장인)에게 이런 제안이 옵니다. 후원자들에게 후원금으로 어떻게 구호사업을 실시하고 있는지 알리기 위해 1년 동안 월드비전 사업장이 있는 전 대륙에 직접 가서 취재를 통해 글을 써보는 게 어떠냐는 거죠. 고민이 시작됩니다. 그에게는 사연이 있었거든요. 


학생 때 시집을 출판했다가 보기 좋게 망한 탓에 나는 더 이상 글을 쓰지 않기로 결심했었다. 그리고 그 결심은 지난 10년 동안 내가 유일하게 지켜온 나와의 약속이었다. 그것을 깬다는 것도 꺼림칙했거니와, 더욱 큰 문제는 그 결심을 지키느라 끈기 있게 전혀 글에 손을 안 댄 탓에 글 쓰는 감을 완전히 잃어버렸다는 것이었다.

(위의 책 12쪽)


망설임 끝에 글을 쓰고 책까지 내기로 하는데요, 여기엔 에티오피아에서 만난 친구의 말이 자극이 됩니다. 

"사막에서 가장 큰 죄악은 물을 찾고도 그것을 말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블로그 '공짜로 즐기는 세상'을 통해 매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올리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저는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통해 재미와 감동과 배움을 얻습니다. 공짜로 얻은 소중한 글귀를 어떻게든 나눠야한다는 의무감에 글을 씁니다. 돈 안들이고 영어 공부하는 방법이나, 새로운 직업을 찾는 방법을 찾고 그에 대해 글을 쓰려고 합니다. 글을 잘 쓸 자신은 없지만, 왠지 해야 할 일 같거든요. 

최민석 작가가 마무리한 서문으로 오늘의 포스팅을 마무리하려고요. 

살면서 반드시 해야겠다 싶은 일을 만나면, 때론 적성을 무시해야 한다고. 그리고 현실성이 전혀 없는 꿈일지라도 계속 꾸다보면 어느새 그것이 하나씩 현실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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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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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리보리 2018.07.10 08: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떻게던 나누시는 모습 배우겠습니다.
    저도 쉽게 배우는 영어를 나누기 위해
    현실이 안받쳐줘도 넉달전부터 하고 있어요
    유튜브 보리영어 응원 부탁드립니당~♡

  2. 서초신문 2018.07.10 09: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근에 들어와
    중독 되었습니다!
    직장동료들과 함께 1일 5편씩
    읽고 있습니다

  3. 꿈트리숲 2018.07.10 09: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살면서 반드시 해야겠다 싶은
    일을 만나는 것은 큰 행운이자, 노력의 결과라 여겨집니다.

    과연 나는 반드시 꼭 해야겠다 싶은 것이 무얼까 생각해보게 되네요.
    다행히 최근들어 조금씩 생기고
    있어서 살 맛이 나지요. 덕분에 적성
    무시, 현실성 제로인 꿈을 매일 매일
    야금야금 꾸고 있습니다.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의 나비 효과가 블로그 글쓰기까지 이어질 줄은 미처 상상도 못한 일이죠.^^
    감사합니다. 매일 좋은 글을 만나는
    것은 날마다 마음 속에 새로운 우주를 만드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꿈트리숲=정지영입니다.^^

  4. 섭섭이짱 2018.07.10 10: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사막에서 가장 큰 죄악은 물을 찾고도 그것을 말하지 않는 것이다."

    헉~~~ 블로그 시작했을때 이런 마음 가짐이었는데.....
    근데 너무 정제되지 않은 물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면 큰 죄악일거 같아서
    이것저것 제외하다보니 결국 쓸 얘기가 없어지더라는....
    그래서 결국 블로그를 멈췄다는 슬픈 기억이... 흐흐흐

    그렇지만 다시 시작해보려고요.
    오아시스 같은 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물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말은 해보려고요.

    오늘도 즐겁고 신나게 촬영하시길 바라며
    믿보연 김민식 피디님 파이팅~~~~

    #이별이_떠났다
    #매주_토_20:45
    #본방사수
    #안되면_다시보기_몰아보기

  5. 왕팬 2018.07.10 10: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눠 주시려는 그 마음 감사합니다
    그리고 반성합니다

  6. 안가리마 2018.07.10 15: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부해서 남 주냐? 라는 말이 생각나는 글입니다.
    공부해서 남도 주고 나도 하고 두루두루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야지요.
    오늘 글은 마음의 울림이 더 크게 느껴지는 훌륭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7. 525 2018.07.10 16: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책을 쓰시는 작가님이었을 줄이야~~~ 다시보게되네요 최작가님

  8. 린다 2018.07.10 20: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왜 가슴이 저려오고 눈물이 핑~도는 걸까요?
    최민석 작가님이 누구신지 오늘 처음 알았는데 피디님의 글을 읽고 가슴이 저려옵니다....

    아무튼 피디님의 글을 읽고 오늘도 하나 배우고 갑니다.
    "현실성이 전혀없는 꿈일지라도 계속꾸다보면 어느새 그것이 하나씩 현실이 된다. "

    고맙습니다.

  9. 아리아리짱 2018.07.10 20: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김pd님의 나눔정신 고맙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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