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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PD 스쿨/날라리 영화 감상문

영화광의 <어벤져스:인피티니 워> 감상기

by 김민식pd 2018. 5. 3.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제가 워낙 스포일러를 싫어해서요. ^^)


배우 이성재 씨와 함께 드라마를 찍고 있습니다. 촬영 중 잠깐 짬이 나면 이런저런 수다를 떨기도 하는데요. 어느 날 제가 공대를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라더군요. “그런데 어떻게 드라마 PD를 할 생각을 하셨어요?” 그러게요. 공대를 나와 영업사원을 하고 통역사를 하던 제가 어쩌다 드라마 피디가 되었을까요? 아마도 이유는 제가 지독한 활자중독에 영화광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이야기를 참 좋아해요. 소설이나 에세이로 만나는 이야기도 좋아하고, 영화로 보는 이야기도 좋아하고. 읽고 듣는 것도 좋아하고, 쓰고 말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직접 재미난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드는 걸 가장 좋아합니다. (그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월급도 받으니, 정말 감사한 일이지요.)


영화광이지만 유럽의 예술영화나 미국의 독립영화를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아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마블의 히어로물입니다. 미국 헐리웃이 만들어내는 쉽고 재미난 영화들을 환장하도록 좋아합니다. 마블의 히어로 시리즈의 경우, 새로운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1편부터 다시 복습한 후 극장으로 달려갑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탄을 개봉하면, 1탄을 다시 보고 가는 식이지요. (참고로 요즘 올레 TV에서 아이언맨 1탄과 캡틴 아메리카 1탄을 무료로 볼 수 있어요. 마블의 서비스? ^^)


이번에 개봉한 <어벤저스 : 인피니티 워>는 마블 스튜디오 창립 10주년 기념작이자, 마블 영화 총결산입니다. 그간 등장한 슈퍼 히어로들이 모두 다 나와요. 영화를 보면서 처음에는 누가 누가 나오나 세어보다 스무 명이 넘어가니까 그냥 포기하게 되더군요. 구글에 물어봐야지. (23명이랍니다. 빌런 빼고 히어로만...) 


예전에는 어벤저스가 개봉하기 전에 미리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와 헐크와 토르 전 편을 다시보기로 감상하고 갔는데요, 요즘은 드라마 촬영 중이라 시간이 안 납니다. 전편을 볼 시간이 없어 아쉬웠는데, 유튜브에서 마블 영화의 쿠키 영상 모음을 봤어요. 이것만으로도 좋은 예습이 되겠어요.


 



쿠키 영상 모음을 보면 2008년부터 마블은 <어벤저스:인피티티 워>를 위해 꾸준히 밑밥을 깔아온 걸 알 수 있어요. (마블은 낚시의 제왕! 다음편을 위한 밑밥을 항상 깔아둡니다.)


아이언맨 1탄(2008)의 쿠키 영상에는 쉴드의 닉 퓨리가 나타나 ‘어벤져스’에 대해 말해주죠.

아이언맨 2탄 (2010)의 쿠키에는 쉴드의 필 콜슨 요원이 ‘묠니르’ (토르의 망치)를 발견합니다. (토르의 등장을 예고)

퍼스트 어벤져 (2011) 쉴드의 닉 퓨리가 캡틴 아메리카를 섭외하러 갑니다. 이제 다음편이 바로...

어벤져스 1탄 (2012) 쿠키에서 <인피니티 워>의 빌런, 타노스가 처음으로 등장합니다.

토르 : 다크 월드 (2013)에서 아스가르드인들이 콜렉터를 찾아가 인피니티 스톤 중 하나를 맡깁니다.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 (2015)의 쿠키에선 타노스가 인피니티 건틀렛을 손에 넣는 장면이 나옵니다.


꼼꼼하게 히어로들의 탄생과 성장을 기록해가던 마블 스튜디오가 우주 최강의 악당 타노스를 맞아 모든 영웅들을 총동원해서 가장 화려한 싸움을 시작합니다. 그게 바로 <어벤져스 : 인피티니 워>에요.

<인피니티 워>는 지금 이 순간, 헐리웃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기술적 성취의 최고봉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화려한 캐스팅에 그냥 넋을 놓고 봤어요. 드라마를 준비하는 와중에도 개봉하자마자 달려가 봤어요. 잠을 줄여서라도 이 영화는 봐야죠. 벌써 극장에서 2번을 봤어요. 개봉 첫주에 혼자 새벽에 가서 한번. 노동절날 쉬는 아내와 데이트삼아 다시 한 번. 극장에서 내리기 전에 한 번 더 보고 싶네요. 영화광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마블의 최대 빅 이벤트니까요.


일도 중요하지만, 초심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내가 왜 드라마 피디가 되었을까? 재미난 무언가를 보면 미치도록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재미난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영화광으로서 자세를 가다듬기 위해 짬을 내어 영화를 봤어요. (2번이나?) (궁색한 변명인거 알아요. 그래도 좋아하는 마음은 숨길수가 없는데 어쩝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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