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제가 워낙 스포일러를 싫어해서요. ^^)


배우 이성재 씨와 함께 드라마를 찍고 있습니다. 촬영 중 잠깐 짬이 나면 이런저런 수다를 떨기도 하는데요. 어느 날 제가 공대를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라더군요. “그런데 어떻게 드라마 PD를 할 생각을 하셨어요?” 그러게요. 공대를 나와 영업사원을 하고 통역사를 하던 제가 어쩌다 드라마 피디가 되었을까요? 아마도 이유는 제가 지독한 활자중독에 영화광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이야기를 참 좋아해요. 소설이나 에세이로 만나는 이야기도 좋아하고, 영화로 보는 이야기도 좋아하고. 읽고 듣는 것도 좋아하고, 쓰고 말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직접 재미난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드는 걸 가장 좋아합니다. (그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월급도 받으니, 정말 감사한 일이지요.)


영화광이지만 유럽의 예술영화나 미국의 독립영화를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아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마블의 히어로물입니다. 미국 헐리웃이 만들어내는 쉽고 재미난 영화들을 환장하도록 좋아합니다. 마블의 히어로 시리즈의 경우, 새로운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1편부터 다시 복습한 후 극장으로 달려갑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탄을 개봉하면, 1탄을 다시 보고 가는 식이지요. (참고로 요즘 올레 TV에서 아이언맨 1탄과 캡틴 아메리카 1탄을 무료로 볼 수 있어요. 마블의 서비스? ^^)


이번에 개봉한 <어벤저스 : 인피니티 워>는 마블 스튜디오 창립 10주년 기념작이자, 마블 영화 총결산입니다. 그간 등장한 슈퍼 히어로들이 모두 다 나와요. 영화를 보면서 처음에는 누가 누가 나오나 세어보다 스무 명이 넘어가니까 그냥 포기하게 되더군요. 구글에 물어봐야지. (23명이랍니다. 빌런 빼고 히어로만...) 


예전에는 어벤저스가 개봉하기 전에 미리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와 헐크와 토르 전 편을 다시보기로 감상하고 갔는데요, 요즘은 드라마 촬영 중이라 시간이 안 납니다. 전편을 볼 시간이 없어 아쉬웠는데, 유튜브에서 마블 영화의 쿠키 영상 모음을 봤어요. 이것만으로도 좋은 예습이 되겠어요.


 



쿠키 영상 모음을 보면 2008년부터 마블은 <어벤저스:인피티티 워>를 위해 꾸준히 밑밥을 깔아온 걸 알 수 있어요. (마블은 낚시의 제왕! 다음편을 위한 밑밥을 항상 깔아둡니다.)


아이언맨 1탄(2008)의 쿠키 영상에는 쉴드의 닉 퓨리가 나타나 ‘어벤져스’에 대해 말해주죠.

아이언맨 2탄 (2010)의 쿠키에는 쉴드의 필 콜슨 요원이 ‘묠니르’ (토르의 망치)를 발견합니다. (토르의 등장을 예고)

퍼스트 어벤져 (2011) 쉴드의 닉 퓨리가 캡틴 아메리카를 섭외하러 갑니다. 이제 다음편이 바로...

어벤져스 1탄 (2012) 쿠키에서 <인피니티 워>의 빌런, 타노스가 처음으로 등장합니다.

토르 : 다크 월드 (2013)에서 아스가르드인들이 콜렉터를 찾아가 인피니티 스톤 중 하나를 맡깁니다.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 (2015)의 쿠키에선 타노스가 인피니티 건틀렛을 손에 넣는 장면이 나옵니다.


꼼꼼하게 히어로들의 탄생과 성장을 기록해가던 마블 스튜디오가 우주 최강의 악당 타노스를 맞아 모든 영웅들을 총동원해서 가장 화려한 싸움을 시작합니다. 그게 바로 <어벤져스 : 인피티니 워>에요.

<인피니티 워>는 지금 이 순간, 헐리웃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기술적 성취의 최고봉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화려한 캐스팅에 그냥 넋을 놓고 봤어요. 드라마를 준비하는 와중에도 개봉하자마자 달려가 봤어요. 잠을 줄여서라도 이 영화는 봐야죠. 벌써 극장에서 2번을 봤어요. 개봉 첫주에 혼자 새벽에 가서 한번. 노동절날 쉬는 아내와 데이트삼아 다시 한 번. 극장에서 내리기 전에 한 번 더 보고 싶네요. 영화광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마블의 최대 빅 이벤트니까요.


일도 중요하지만, 초심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내가 왜 드라마 피디가 되었을까? 재미난 무언가를 보면 미치도록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재미난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영화광으로서 자세를 가다듬기 위해 짬을 내어 영화를 봤어요. (2번이나?) (궁색한 변명인거 알아요. 그래도 좋아하는 마음은 숨길수가 없는데 어쩝니까. ^^)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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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vivaZzeany 2018.05.03 07: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미치도록 좋아하는" 이라는 말을 이해하기 위해(제겐 너무 어렵...),
    오늘 하루도 달려봅니다~
    추천해 주신 책들을 하나씩 읽고 있는데, 엄청 재밌어요.
    어제는 임승수 작가님의 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를 읽었지요.
    김보통 작가님도 조만간 책을 통해 만나봴 예정입니다. ^^
    신나는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2. 앉으나서나 2018.05.03 08: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굿모닝!

    마블히어로영화♡
    사랑합니다지요

    극장에서 내려가기 전에
    꼭 보고맙니다 제가~~

    제 이상형이 모두 있으니까요.

    미치도록 좋아하는것이
    무엇인지 간절히 찾고있는데
    학교다닐때 소풍가면
    보물찾기가 그리어렵더니
    이건 더더더 어렵네요.

    그래도 포기는 없습니다
    마감 종 칠때까지~~^^


  3. 마베라 2018.05.03 09: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그루트가 너무 좋아요ㅎㅎㅎ
    I am Groot~~~

  4. 섭섭이짱 2018.05.03 09: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드라마 촬영중에도 벌써 2번씩이나 ^^
    역시 피디님의 마블 사랑...
    곧 한 번 더 보러 가실거 같은 예감이 ㅋㅋㅋ

    저도 곧 보러 가는데 쿠키영상으로 복습하고 가야겠어요.
    마블 시리즈가 넘 많아서 그런지 아직도 뭐가 뭔지 모르겠거든요. ^^

    초심으로 만드시는 드라마.... 기다리고 있어요..
    이성재씨도 나오고 기대가 큽니다.

    #이별이_떠났다
    #첫방송_D-23
    #5.26일_오후8:45
    #본방사수
    #김민식_피디_파이팅

  5. 차언명 2018.05.03 10: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아~~이 나이에 저만 한번 더 봐야지 생각하나 했네요.
    동지를 만난 것 같아 행복합니다.
    4D관이 거의 매진이라 안카깝게 평범한 영화관에서 다시 보겠지만,
    이번 탄은 정말 재미납니다.
    또보고 또보고 싶네요.~~

  6. 아리아리짱 2018.05.03 10: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워낙 로맨틱 코미디쪽 영화취향인데,히어로물도 한번 볼까나 하는 생각 드네요^^

  7. littletree 2018.05.03 16: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예술영화보단 마블을 훨씬 좋아하는데 넘 반가워욧😆 운좋게 4D예약해서 봤는데 이제는 차분하게 2D로 복습해야겠어요! ㅎㅎ 또다른 히어로들이 나오겠지만, 원조 히어로 무비들이 마무리되는 게 아쉬워요..
    바쁜 와중에도 블로그로 이야기 나눠주시는 피디님 감사해요♡

  8. 정지영 2018.05.03 18: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예술영화는 난해해서 어렵고 어벤져스 같은 영화는 그들만의 리그같아서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마블 히어로에 대해 아는게 없어서 그런지...ㅠㅠ 상암 mbc 나오는 어벤져스를 봤는데 내용을 잘 이해못한 슬픈 추억이 있어요. 어벤져스를 보는데 도움될만한 감상 포인트 있을까요?ㅎㅎ

  9. 김명준 2018.05.05 17: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 촬영할때 하루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밤도 많이 새실거같아요

  10. .시지포스 2018.05.08 19: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을 하고있는데 그 목적지가 자꾸만 멀어지고 있는것 처럼 보일때가 있어요. 이때 우리는 여행의 목적지가 바로 여행임을 깨닫는 수가 있습니다. (조셉캠블의 신화의 힘 412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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