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에는 문외한이고 그림을 잘 볼 줄도 모르지만, 미술관에 가면 꼭 찾아보는 화가가 있어요. 바로 빈센트 반 고흐입니다. 고흐의 그림도 좋지만, 창작자로서 고흐의 자세를 존경합니다. 

고흐가 평생 그린 그림은 4000장이 넘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중에서 돈 받고 판 그림은 한 두장이라고 하지요. 사람들이 내 그림을 돈 주고 사거나 말거나 관심없이 그저 눈이 닿는 풍경은 다 그림으로 남기려고 했어요. 저는 그의 순수한 열정을 존경합니다. 유럽 여행을 다니다 미술관에 가면, 고흐의 그림을 찾아봅니다.

멋진 그림을 보면 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지요. 미술관 기념품 샵에 가서 그림엽서나 프린트를 사고 싶은데 가격을 보면 감당이 안 됩니다. 또한 여행 중에 그림을 사면 들고 다니기도 애매하고 보관도 쉽지 않아요. 한국에 돌아와서 화가의 그림책을 사는 걸로 대신하려고 하는데요. 그럴 때 아쉬운 점은 번들번들한 종이에 인쇄된 탓에 그림의 맛이 떨어집니다. 그러다 만난 책이 있어요. 갤러리북.



<갤러리 북 1 - 빈센트 반 고흐> (김영숙 / 유화출판사) 

정말 신기한 책입니다. 종이 질이 다르고 인쇄 잉크 자체가 달라 책을 펼치면 마치 손으로 그린 유화가 펼쳐지는 기분입니다. "'이거 그린 거 아냐?'하고 손가락으로 문질러 봤습니다. 굳어버린 물감이 느껴질 것 같아요."라는 독자 후기에 공감백배입니다. 마치 오리지널 유화를 소장한 기분입니다. 좋아하는 그림은 따로 떼어낼 수 있도록 제본한 것도 마음에 들고요. 

고흐의 유명한 그림은 다 나옵니다. 67쪽의 '노란집'이나 71쪽의 '고흐의 방'이 낯익어요. 영화 '러빙 빈센트'의 배경으로 쓰인 그림이거든요. 영화속 풍경으로 익숙한 그림을 소장하게 되어 횡재한 기분입니다. 

그림 설명을 통해 고흐의 작업 스타일을 알게 되었어요. 56쪽의 '씨뿌리는 사람'이나 84쪽의 '낮잠'은 모작인데요. 평소 존경하는 화가가 있으면 그의 그림을 따라그리는 걸 즐겼군요. 그러니까 이 사람은 좋아하는 마음이 먼저고, 어떤 식으로든 그 마음을 표현하려고 했던 사람이에요. 


책 서두에 나오는 고흐의 말.


"난 나의 예술로 사람들을 어루만지고 싶다.

그들이 이렇게 말하길 바란다.

마음이 깊은 사람이구나.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구나."


새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배우고 싶고 닮고 싶은 자세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도 즐겁게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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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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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리보리 2018.04.19 07: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뭉클하네요

  2. 섭섭이짱 2018.04.19 07: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와~~ 벽에 붙여 놓으신 고흐 그림 멋져요
    피디님이 추천해주셔서 <러빙 빈센트> 영화보고, 그림도 모르는 제가 고흐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요.
    마음에 드는 고흐 관련 책을 못 찾아 아쉬웠는데, 고흐 그림을 다시 볼 수 있다니.. 이 책이 제가 찾던 책이네요. ^^ 라잇나우 바로 구매들어갑니다.

    정말 제가 갖고 싶은 책을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이_깊고_따뜻한
    #김민식_피디_연출
    #이별이_떠났다_대박나라

  3. vivaZzeany 2018.04.19 08: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니, 저런 책이 있다니!!! 정말 놀랐습니다.
    명화집이 좀 있는데, 번들거림...때문에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진짜 그림같다니, 엄청 궁금합니다!!!
    지금 정말 정신없으실텐데, 그 와중에 틈틈이 책을 읽으시는 PD님의 활자중독(???)
    존경합니다!!!!!
    열심히 응원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상큼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___________^

  4. 노앵그리맘 2018.04.19 08: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침에 들락거리며 작가님 새글이 업댓되었나 확인했습니다.
    좋은책 추천 감사드립니다 소장하고프네요~~
    멋진드라마를 위한 오늘 한걸음 홧팅입니다

  5. 정지영 2018.04.19 09: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십여년전에 파리 오르쉐 미술관에서 고흐 그림을 봤던 기억이 아직 잊혀지지 않아요.^^
    벽에 걸린 저 그림도 프린팅 된 것 사오고, 명화 기념품들도 많이 사왔어요.
    명화집 두어권으로 딸에게 어릴때부터 보여줬는데, 사실감이 좀 떨어지긴 했어요.
    고흐 갤러리북은 꼭 소장하고 싶네요. 더불어 러빙 빈센트도 꼭 보구요. 바쁜와중에 짬을 내어 카이로스적 시간을 선물하시는 피디님 존경합니다.~~^^

  6. 나비오 2018.04.19 11: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드라마 준비 중이시군요^^
    인내의 시간만큼 좋은 작품 기대할게요 ...

    고호 그림 잘 봤습니다.
    응원하구요 ~

  7. good-sera 2018.04.19 12: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이 깊은 사람이구나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구나

  8. dldmldls 2018.04.19 15: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서 아이에게 만져보게 해주고 싶네요. 만3세 아이인데 요즘 물감 홀릭입니다. ㅎㅎ

    어제에 이어 오늘도 방문했습니다. 새 글이 역시나!!! 반갑네요^^

  9. SORA& 2018.04.19 23: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래전 한가람미술관 [모네에서 피카소전]에서 본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제일 좋아합니다..
    파랑을 좋아하거든요 ㅎ
    큰넘을 전시회 공연 많이 데리고 다녔지만 고전적인 그림은 관심없는 결론만~ 거의 매년 지브리스튜디오를 쫓아다니고 있습니다. 좋아하는걸 많이 보여주기위해~
    그림책은 날 위해 사고 싶네요^^

  10. 정준범준 2018.04.20 15: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말이 인상적이에요

    나의 예술을 보고 사람들이
    "마음이 깊은 사람이구나"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구나"
    말해주기를 바라는 고흐의 마음이 아름답기도 하고 슬프기도 합니다

  11. Trojan 2018.04.20 16: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빈센트 팬입니다.

  12. 최자작나무 2018.04.25 01: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흐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왠지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들일것 같아요
    그에 더해 마음이 깊고
    더불어 마음 따뜻한 사람들이기도 할것같네요
    아니면 그리 노력하는^^

  13. 히몬 2018.05.03 11: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라디오에서 듣다 궁금해서 찾아본 갤러리북
    평을보니 구매욕상승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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