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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세계여행

대영박물관 짠돌이 여행

by 김민식pd 2018. 3. 28.

런던 아이에서 템즈 강을 건너 레스터 스퀘어로 갑니다. 뮤지컬 티켓을 구하려고요. 사설 매표소에 들러서 '팬텀 오브 오페라' 주말 표가 있냐고 물었더니, "150 Pounds. Nothing cheaper, sorry.' 라고 합니다. (22만원... 헐!)

(런던에서 저렴한 뮤지컬 티켓 구하기는 따로 글을 올릴 예정입니당. 아래 사진에 보이는 공식 반값 티켓 판매소에 가서 당일 표로 사는 게 최선입니다.)



유명한 Shakeshack 버거집이 보입니다. 강남에 생긴 쉐익쉑은 줄이 길어서 그냥 지나쳤는데요. 여기는 줄이 짧네요. 뉴욕에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 들어갑니다. 혼자 여행 다닐 때는 패스트푸드가 제일 만만합니다. 레스토랑에 가서 혼자 테이블 차지하는 걸 잘 못합니다. (짠돌이의 저렴한 핑게... ^^) 더블버거 하나랑 콜라 한 잔을 시키니 12파운드가 나오는군요. 아무리 그래도 햄버거 먹는데 18000원은 좀 너무하지 않나? 결국 3파운드(4500원)하는 후렌치 프라이는 안 시켰어요. ㅠㅠ 

보는 것도 먹는 것도, 다 너무 비싸군요. 물가가 비싼 런던에 짠돌이를 위한 안식처는 없을까요? 이럴 때 찾아가는 곳이 대영박물관입니다.

 


전세계 보물이 한 자리에 모여있는 곳, 어쩌면 최단시간 내에 세계일주 하이라이트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모아이석상을 보기 위해 이스터섬까지 가기는 힘들어요. 2015년에 아르헨티나 칠레 여행을 갔는데, 그럼에도 이스터섬에는 못 갔어요. 산티아고에서 이스터섬 가는 항공권 가격도 만만치 않거든요. 대영박물관에 오면 모아이 석상이 있어요. 

이렇게 멋진 공간이 관람료가 공짜입니다. 대영제국 시절, 로제타스톤이며 투탄카멘이며 다 식민지에서 침탈해온 장물이라 차마 관람료를 받을 수는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어요. ^^

그냥 돌아다니면 너무 넓고 전시물도 많아서 금세 지칩니다. 가급적 오기전에 미리 공부를 하고 오는 편을 권합니다. 시간이 없다면 지도를 보고 하이라이트 전시물만 보는 것도 좋아요.

저는 갤러리 별로 진행되는 무료 투어 프로그램을 웹에서 검색한 후, 일정을 화면으로 캡처해뒀어요. 



참고로 저는 짠돌이 여행자인지라, 데이터 로밍을 하지 않습니다. 하루 만원이라니, 배낭족에게는 과한 사치입니다. 무료 와이파이가 있는 숙소에서 전날 검색하고 캡쳐해둔 화면을 보면서 다닙니다. (너무 심한 짠돌이라고 욕하지는 마세요... 여행을 오래오래 자주자주 즐기려다 생긴 습관이니까. ^^) 

박물관에 가면 무료 도슨트 투어를 찾아다닙니다. 저는 안목이 없어서 그냥 보면 반짝반짝 예쁜 물건일 뿐이에요.  가이드의 이야기를 들으면, 수천 년 된 물건이 말을 걸어오는 신기한 경험을 합니다.

이런 표지가 있는 곳에 미리 가서 기다립니다. 공짜라는 말에 눈이 번쩍! 하지요. ^^ 1995년 호주 배낭 여행을 갔을 때, 시드니의 현대 미술관을 갔더니 무료 가이드 투어가 있더군요. 당시엔 무엇이든 영어 공부를 겸해 즐기던 시절이라 영어 청취 훈련삼아 무료 가이드를 들었는데요. 당시엔 여행자가 드물던 시절이라, 신청자가 저밖에 없었어요. 자원봉사 나온 60대 할머니가 나 덕분에 공치지 않았다며 반가워하시며 손을 잡고 다니며 그림을 보여주셨어요. 그때의 기억이 참 좋아서, 요즘도 박물관에 가면 꼭 무료 가이드 투어를 듣습니다.


5분전에 자리에 와서 단정한 모습으로 기다리던 초로의 영국신사. 고대 이집트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는데요. 이 분, 시침 뚝떼고 하는 유머가 발군입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들었어요. (잘난 척 한다고 재수없어 하지 마세요. 저 20대에 영어 공부 정말 열심히 했어요.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시다면,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참고해주세요~^^)


기원전 11000년에 죽은 두 전사의 유해가 전시되어 있는데요. 유골에 남은 화살촉으로 보아 전투 중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오른팔 뼈 가운데 부분은 부푼 것이 보이는데요. 이는 부러졌던 흔적이래요. 상처의 위치를 보아, 오른팔을 들어 머리를 보호하다 생긴 것이라는군요. 즉 당시 둔기를 이용한 전투가 흔했고, 결국 적의 화살에 목숨을 잃은 전사라는 거지요. 이야기를 듣다보면 시간여행을 떠난 것 같아요. 그 시절이 아니라, 현재에 태어난 게 너무 감사했어요. 저같은 약골은 저런 전쟁의 시대에는 얼마 버티지도 못했을 듯... 


위 사진은 '게벨레인 맨'이라는 미이라의 모습입니다. 기원전 3500년 경에 죽은 유해인데요. 고대 이집트 지역의 뜨겁고 건조한 모래에 묻혔기에 자연 상태에서 미이라로 보존되었다고 하네요. 사막 지역에서는 이렇듯 장시간이 지나도 시신이 보존되었대요. 이걸 보고, 사후에도 신체를 잘 보존하면 영생을 누릴 수 있다는 미신이 싹트게 되었고요. 이는 곧 피라미드와 미이라라는 독특한 매장 문화로 이어집니다. 40분 동안 이야기를 듣고나면 이집트의 유물을 보는 시선 자체가 확 달라집니다.

짠돌이에게 최고의 시간을 선사해주는 대영박물관 무료 투어! 런던 여행 와서 비싼 물가에 놀랐다면, 대영박물관에서 간단한 세계일주를 즐겨보세요. 전 세계 유물을 보는 맛에 시간 가는 줄 모를 겁니다.  

오늘도 '공짜로 즐기는 세상'과 함께 행복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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