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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세계여행

런던 템즈 강변 여행

by 김민식pd 2018. 3. 27.

지난 2월에 영국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출장 중이라도 짬이 날 때는 잠깐잠깐 런던 여행을 즐깁니다. 가장 간단한 런던 여행은 템즈 강변을 따라 걷는 것입니다. 서울도 그렇고, 파리도 그렇지만, 오래된 도시는 강을 따라 발달했거든요. 특히 런던의 템즈 강변은 영화에도 자주 나오는 풍광이지요.  

강건너 국회의사당과 빅벤이 보입니다. 2월이라 아직 쌀쌀하지만, 다행히 날씨가 맑아서 걷기에는 좋습니다.

기차역이자 전철 환승역인 워터루 역입니다. 

굳이 기차역을 찾아온 이유가 있어요. 맷 데이먼이 주연한 <본 얼티메이텀>의 명장면을 여기서 촬영했거든요. 워털루 역에서 무수한 추적자와 감시자들의 포위망을 뚫고 접선하는 제이슨 본의 모습. (아래는 영화 장면입니다.)

저는 워털루 역이 얼마나 붐비는 곳인지 알거든요. 저기서 어떻게 영화를 찍었을까? 너무 신기했어요. 솔직히 저는 토르가 어느 외계행성에 가서 괴물들과 싸우는건 긴장이 안됩니다. 그저 현란한 그래픽에 놀랄 뿐이죠. 돈과 시간만 있다면 충분히 구현할 수 있어요. 저는 워털루역 추격씬이 더 놀랍습니다. 군중 통제가 불가능한 곳이거든요. 끊임없이 전철과 기차가 출발합니다. 사람의 통행을 막을 수도 없고, 천장이 통창이라 인적이 드문 밤에 낮씬인척 찍을 수도 없습니다. 아마도 정교한 카메라세팅과 치밀한 리허설로 완성했을 것 같은 장면입니다. 이런 장면을 보면, 연출가로서 감탄하면서, 저 역시 더 욕심을 내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걷다보니 바닥에 낯익은 로고가 보입니다.

워털루 역에서 만난 기아차 로고, 괜히 반갑네요.

몇년 전, 스페인 가족 여행 갔을 때, 현지 주민이 그랬어요. 

"한국에서 왔다고? 부럽다. 너네 나라는 자동차도 만들고, 휴대폰도 만들지. 말인즉슨 젊은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공장이 있다는 뜻이잖아? 우리 스페인에는 올리브 농장과 오렌지 농장이 있는데, 아프리카 난민들이 몰려와서 일한단다. 숙련된 기술을 필요로하는 공장이 없는 게 스페인의 가장 큰 문제야."

스페인의 청년 실업은 정말 심각한 문제였거든요. 해외에 나가보면, 또 한국만큼 살만한 나라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저는 유색인종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굳이 느끼지 않아서 좋아요. 물론 한국에서도 가끔 저를 외국인 노동자로 착각하시는 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쿨럭... 

워털루 역을 나와 템즈 강변으로 향해 걷다보면 BFI 영국 필름 인스티튜트 건물이 나옵니다. 저같은 영화광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지요.

누구나 그 자리에서 바로 영화를 검색해서 볼 수 있는 영화감상실도 있고요.

영화 관련 서적이 구비된 영상자료 도서관도 있어요.

<메이킹 오브 아바타>라는 책이 있어 펼쳐보았어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가는 영화 제작기가 펼쳐지는군요. 어떻게 모션 캡처를 하고 어떻게 연기 지도를 하는지 상세히 보여줍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이곳에 앉아 몇날 며칠이고 영화를 보고 영화 관련 책이나 실컷 보고 갔으면 좋겠어요. 영화광의 완벽한 휴일이 될 듯. 

BFI 맞은편에는 국립극장이 있어요. 좋은 공연을 많이 하지요. 저는 클래식 공연보다 뮤지컬을 더 좋아해서 이곳을 찾은 적은 없지만요. 

국립극장은 템즈 강변에 있고요. 강변을 따라 조금만 걸으면...

다리밑에 헌책방 노점상이 있어요.

10년 전 이곳에서 페이퍼백 소설을 몇 권 샀던 기억이 있어요.

템즈 강변에는 런던의 명물, 런던 아이도 있지요. 어느 도시나 대관람차가 가장 눈에 띕니다.

이제 강을 건너 걸어서 레스터 스퀘어 Leicester square로 갑니다. 뮤지컬 표를 구하려고요. 그 이야기는 다음 여행기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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