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특강에서 어느 여고생이 물었어요. 

"나를 미워하는 사람을 어떻게 할까요?" 

누가 나를 미워한다고 생각하면, 그 사람 일이 신경이 쓰여 너무 힘들다고요.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하기를 바라지말라'고 말해줬어요. 

어쩌면 모든 사람이 다 좋아하는 사람은 정작 자신을 죽이고 사는 사람일지도 몰라요. 내 마음대로 살지 않고, 타인의 눈치만 보며 사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어려서 왕따를 당한 후, 저는 이렇게 마음 먹었어요. 어차피 타인의 마음은 내 뜻대로 할 수 없다. 그냥 내 마음대로 즐겁게 살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나 저지르고 봅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만나자고 조르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앞뒤 재지 않고 덤비지요. 너무 자유분방하게 사는 듯 하여, 저는 책을 많이 읽습니다. 책을 읽어 나 자신의 행동을 경계하는 것이지요. 무엇이 올바른 일이고, 무엇이 그른 일인지 책을 통해 배우려고 해요. 배우려는 자세 없이,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산다는 것은 어쩌면 무척 위험한 일일 수도 있거든요. 나에게나 타인에게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지라, 사회적 평판에 신경을 씁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에 미묘하게 흔들리지요. 누군가 나를 미워하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저도 살면서 미운 사람이 있고, 좋은 사람이 있거든요. 다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미워할 때는 좀 힘들지요. 그런데요. 나를 미워할 자유가 그 사람에게 있다는 것도 인정했으면 좋겠어요. 나에게도 사람을 좋아하고 미워할 자유가 있는 것처럼.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나를 미워하는 것은 어쩌면 바람직한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건 내가 침묵하지 않았다는 뜻이니까요. 나쁜 사람이나 나쁜 일에 대해 침묵하거나 방관하지 않았다는 뜻이니까요.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나를 미워했으면 좋겠어요. 

그건 내 삶의 증명이거든요. 내가 치열하게 살고 또 싸웠다는 뜻이니까요. 


누군가 나를 미워하면 3가지를 해봅니다.

1.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인가, 나쁜 사람인가?

나쁜 사람이 나를 미워하는 건 좋은 일이에요. 내가 잘 살고 있다는 뜻이에요. 나쁜 사람의 행동에 내가 걸림돌이 된다는 뜻이니가요.

2. 좋은 사람이 나를 미워한다면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유를 곰곰히 찾아보고, 정 모르겠다면, 가서 솔직하게 물어봅니다. 혹시 내가 뜻하지 않게 실수한 일이 있다면 알려줘. 내 잘못을 고치고 싶어. 물어봤는데 대답을 회피하거나, 혹은 더 삐딱하게 나오잖아요? 어쩜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경우라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지요? 만약 알려주고 그 덕분에 내가 행동을 바로 잡을 수 있다면 다행이고요.

3. 누군가 나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를 가지고 나를 미워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가 고칠 수 없는 어떤 일이 있거나, 내가 입장을 바꿀 수 없는 일로 인해 나를 미워한다면, 그냥 사는 것 말고는 답이 없지요. 어떡하겠어요? 남을 위해 내가 나를 버릴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요, 위의 3가지는 다 참 피곤한 일이에요. 누군가 좋은 사람이다, 나쁜 사람이다, 이렇게 딱 구분짓기 어렵거든요. 이유를 물어보기도, 알려주기도 힘들고요. 대부분의 사람은 잘 바뀌지 않아요. 그래서 물어봐도 가르쳐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제일 좋은 해법은, 타인의 감정에 무심해지는 것입니다. 

다만 타인의 마음을 돌보지 않는 사람은 자칫 괴물이 될 수 있으므로 마음 공부를 열심히 합니다. 책을 읽거나, 명상을 하고, 수련을 통해 자신의 삶이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공부를 해야지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어찌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저는 제 마음을 보살피고 돌봅니다.

마음 공부를 위해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고민이 있으시다면, MBC 라디오 <잠 못 드는 이유, 강다솜입니다>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세요.

<인생 어디까지 살아봤니?> 강다솜 아나운서와 제가 최선을 다해, 함께 고민해드릴게요.



  http://www.imbc.com/broad/radio/fm/sleeplessnight/life/index.html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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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림 그리는 작가 2018.03.05 06: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어려서는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해주길 바랐어요
    근데 그게 안되더라고요
    나도 미워하는 사람이 있는데 어떻게 모든 사람이 나늘 좋아하겠어요
    나이를 먹으니 내 주변인들을 좋아하고 그들에게 받는 사랑이 나를 미워하는 사람에게 받는 미움보다 크더라고요

    나도 미워하는 사람있다 그러니 나를 미워하는 사랑도 당연히 있을 것이다. 하고요

  2. 2018.03.05 06: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vivaZzeany 2018.03.05 07: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이 들어가면서 좋다고 느꼈던 점이, 그런 거였습니다.
    바로 타인의 감정에 대해서 조금씩 무뎌지는 것.
    아마 그 여고생은 이런 조언들이 잘 다가오지 않을지도 몰라요.. 학생시절에는 주변의 반응이 너무 크게 다가오니까요... 그래도 자꾸 PD님처럼 좋은 어른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 내가 나를 열심히 사랑하도록, 조금씩 나아지도록 노력하면 반드시 성장해 있을 것이라는 걸 알면 좋겠네요.
    그 여고생에게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를 권하고 싶군요. ^^ (제가 도움 받은 것처럼요.)

    마음 공부를 열심히 해야한다는 말씀도 정말 공감합니다.
    나 혼자 열심히 한다고 해봐야, 정말 괴물이 되어가더라구요..
    상처받지 않으려고, 소통을 무시하니, 점점 마음의 문이 닫히고...

    뭘 해야할지 모를 때는, 일단 마음의 선생님으로 모시는 분들을 따라합니다.
    영어외우기, 매일 블로그에 글쓰기를 하는 것도 제가 따라쟁이이기 때문이지요. ^^

    월요일 아침입니다! 역시 정신없어서 아직 블로그에도 못가보고,
    기운 얻으려, 여기부터 왔습니다.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마음을 열어주신 덕에 또 힘 얻고 갑니다!

    월요병 없이 신나는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4. 아리아리짱 2018.03.05 09: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월요일 아침의 무게를 덜어내 주시는 글 감사합니다! 한 주 또 열심히 버티고,견디며, 즐기렵니다.^^

  5. 섭섭이짱 2018.03.05 09: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어려운 질문이네요. 저도 PD님과 같은 생각인데요.

    "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하기를 바라지말라'고 말해줬어요."

    여고생의 정확한 상황은 모르겠지만, 제 경험으로 보면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이런 상황은 더 많아지는거 같아요. 가만히 있어도 상황에 따라 적도 생기도 미움도 받게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속상하고 내가 잘못한걸 찾거나 자책했는데요. 결국 이건 사람사이에 자연스러운거다라고 생각을 바꿨지요.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도 없고, 나도 모든 사람을 좋아하지는 않는거다라고요..

    여고생이 혹시 글쓰기를 하고 싶다면 PD님 세바시 강연이 도움이 될수도 있을거 같네요.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글쓰기> (https://youtu.be/fIQO7wLZC2w)

    "인생이 괴로울 때, 인상을 쓰지 마시고, 글을 쓰세요. 인상을 쓰면 주름이 남고, 글을 쓰면 글이 남습니다."


  6. 보리보리 2018.03.05 10: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연속 여고생을 위해 기도합니다...
    상처받는 자신을 싫어하지 않았음 좋겠어요

    미워하는 사람도
    본인이 미움받은 상처를 토해내는 듯하네요ㅠ
    왕따는 가해자나 피해자나 다
    피해자였다 하더라고요

  7. Ausflug 2018.03.05 20: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외국생활이 길어지다 보니, 처음에는 의지가 되었던 모임과 지인들 사이에서 힘들어지는 시점이 다가 왔는데, 작가님이 제시하신 3가지를 생각해 봅니다. 40대 임에도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보니 작가님처럼 항상 배우려고 노력하지만 쉽지만은 않습니다. 핑계처럼...

  8. 하늘바다사랑 2018.03.06 04: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9. 김경태 2018.03.06 05: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김민식 작가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 블로그는 처음 방문하였는데, 자주 들러 마음 따뜻해지는 글을 읽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할께요.

    다름 아니라 지난 금요일 "지혜의 시대"에서 작가님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현재 저는 "독서법"이라는 주제로 책을 쓰고 있는 셀러리맨입니다. 큰 마음을 먹고 주제를 정하고 책을 쓰고 있는데, 쓰다보니 내가 과연 "독서법"이라는 것으로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역시나 글을 쓰는 것은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이 맞는것 같네요.)

    이런 고민으로 방향을 못잡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강연을 듣고 이 고민을 풀어낼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작가님께서 강연중에 말씀하셨던 "독서는 과정이다"라는 문장이 제가 "독서법"에 대해 글을 쓸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한참 동안 풀지 못했던 이 고민거리를 풀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었는데, 이 페이지를 빌어 조금 늦게나마 말씀을 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제 책이 출간되면 꼭 한부 보내드리겠습니다.

    좋은 하루 출발하시길 기원할께요.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10. Anna 2018.03.07 12: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가님 안녕하세요
    유튜브를 통해 자가님 강의를 듣다가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일인 입니다
    저를 미워하는 사람에게 왜 라는 질문을 하는 것도 많은 용기가 필요한것 같아요
    거절당할까
    되려 화를 내진 않으려나
    마음수련이라는 작가님의 말씀에 깊히 공감합니다
    제 맘은 우선 단단히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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