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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과학적으로 먹고 살기

by 김민식pd 2017. 8. 23.

책을 고를 , 제목 - 저자 소개 -목차순으로 봅니다. 제목이 끌리면 일단 집어들고, 저자 소개를 읽습니다. 저자가 살아온 삶을 보고, ', 나도 이렇게 살아보고 싶다. 이렇게 살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책을 읽으면 사람처럼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면 목차로 넘어가지요. <솔직한 식품> (이한승 / 창비)의 저자소개는 이렇게 나옵니다.

 

'저자 이한승은 인류가 착륙에 성공한 해에 서울의 달동네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식품공학과에 입학하였으나, 석사과정 때는 식품생물공학과가 되더니 박사학위를 받을 때는 생명공학과로 바뀌어 본인도 무슨 과를 나왔는지 모른다. 미생물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10 가까이 일본 동경대학교, ()제노포커스, 미국 조지아 대학교 등을 떠돌며 박사 과정으로 세계일주를 뻔했으나 2007 여름 부산의 신라대학교 바이오산업학부 식품공학 전공에 임용되어 재직 중이다. 대학원생 시절부터 심해 열수구, 온천, 소금 같은 극한 환경에 사는 미생물에관심이 많아 신라대학교에 해양극한미생물연구소를 설립하고 소장으로 섬기고 있다

유전자 분석(BLAST) 때문에 남들보다 일찍 인터넷 세계에 입문하여 정치, 사회, 과학 관련 온갖 부끄러운 잡글을 썼으나 지금은 아이디가 밝혀지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 과학과 사회의 소통에 관심이 많아 부산MBC FM 아침 방송에서 과학 코너를 2 담당하였고 『경향신문』에 과학 칼럼을 2 동안 썼으나 잘리고 지금은 블로그와 트위터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어디서든 식품 이야기만 나오면 목소리가 커진다고 딸들에게 구박받는 것이 억울해서 식품 관련 책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런 유쾌한 저자 소개, 좋네요. 요즘 살충제 계란 파동도 그렇지만, 식품에 대한 정보는 때로 혼란스러워요. 어떨 지방이 성인병의 주범이라 하고, 어디서는 지방이 억울하다고 하고, 어디서는 과일을 많이 먹으라 하고, 어디서는 과일도 많이 먹으면 비만이 된다 하고... 도대체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할까요 

 

 

책에는 'PD수첩 광우병 편' 이야기가 나옵니다. MBC 고난은 거기서 시작되었어요. 이명박 정부가 MBC 죽이기에 나선 이유도 그것이고. 미국산 소고기를 먹고도 광우병 환자가 나오지 않으니 당시 보도가 과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문제는 인간 광우병의 위험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가 아니다. 위험에 대해 느끼는 바는 각자 다르다. 2008년의 사태는 인간 광우병의 위험성에 관한 문제라기보다는 정부의 신뢰와 사회적 합의에 관한 문제였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이 인간 광우병의 위험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무시한 일방적으로 진행된 대한 저항이었던 것이다. 다만 인간 광우병에 대한 불안이 저항의 강도를 더욱 거세게 만든 측면이 있다. 설령 불안이 다소 막연했다 하더라도,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적절한 수준의 규제를 마련해 국민을 설득하고 불안을 잠재워야 하는 것이 정부의 몫이었다. 하지만 당시 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준비 부족과 이후의 안이한 대처는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어떤 식품이 위험한지 위험하지 않은지 과학이 단칼에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신중하고 신뢰할 만한 과학자라면 ' 연구해봐야 안다' 흔한 답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위험은 어디에나 있다. 어디에 선을 그을 것인지는 과학이 아니라 사회가 합의해서 정하는 것이다. 길을 걷다가 차에 치일 위험이 있다고 운전을 금지하거나 보행을 금지하지는 않는 것처럼, 위험을 어디까지 통제하고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는 사회적 합의의 영역에 속한다. 합의를 위한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 과학의 역할이다.'

 

(위의 책 68)


 

예전에 한 달 간 인도 배낭 여행을 다닐 때 소고기를 먹지 않았어요. 그곳 사람들이 싫어하는데 굳이 할 이유는 없잖아요? 요리사가 먹지 않는 요리는 저도 먹지 않습니다. 그게 식품 안전성에 대한 저의 기준이에요. 인도 네팔에 가면, 채식만 합니다. 소고기 한 달 안 먹어도 문제는 없더라고요.

 

'지방의 누명'이라는 다큐를 보고는 한동안 탄수화물을 줄이고 고기만 먹었어요. 저자는 그 방송이 지방의 누명을 벗기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그 죄를 탄수화물에 뒤집어씌웠다는 것은 문제라고 하시는군요. 방송에 소개된 정도의 철저한 탄수화물 섭취 억제와 지방 섭취는 지속하기 매우 어렵고 사회적 비용도 크다고요. 책을 읽은 후로는 맛있는 면요리를 죄책감 없이 다시 즐기게 되었어요. 이 맛있는 라면, 자장면, 파스타 없이 어떻게 살라고!

 

 

저지방이냐 저탄수화물이냐 보다 섭취량이 중요하답니다. 다이어트에는 식욕조절이 관건인데요.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삶이 즐거워야 한다고 믿습니다. 하루종일 재미없는 일을 하고 종일 상사에게 시달리면 나도 모르게 야식과 회식을 달리게 되거든요. 먹는 것 말고도 삶의 낙이 많아야 다이어트가 쉬워지지 않을까요? 

 

다이어트는 금연이랑 같다고 생각합니다. 담배를 끊을 거면 그냥, 피울 거면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냥 피우는 거죠. 다이어트를 할 때는 그냥 하던가, 맛난 음식을 먹을 때는 그냥 먹던가. 둘 중 하나입니다. 맛난 음식을 인상 쓰면서 먹지는 말자는 주의지요. 기본적으로 저는 먹고 싶은 먹습니다. 대신 먹은 만큼 운동으로 소비하려고 노력합니다.

 

'행복이란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것을 함께 먹는 일'이랍니다.

오늘도 좋은 사람 만나, 맛난 점심 하시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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