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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PD 스쿨/날라리 영화 감상문

여러분, 극적으로 도와주십시오

by 김민식pd 2017. 8. 16.

영화 <공범자들>이 드디어 내일, 극장 개봉합니다.

세월호 참사 때,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김시곤 KBS 보도국장과 통화하는 장면이 영화에 나옵니다. 해경의 미흡한 대처를 지적하는 KBS 보도에 대해 이정현은 욕도 하고 윽박지르기도 하고 통사정도 하면서 도와달라고 합니다. KBS 뉴스가 이보다 어떻게 더 잘 해주느냐는 보도 국장의 말에 이정현 수석이 말합니다. 

'아, 좀 극적으로 도와주십시오. 극적으로!'

사고 당일, MBC는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라는 대형 오보를 터뜨립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목포 MBC 기자가 화들짝 놀라, "아직도 배 안에 사람이 있습니다!" 라고 서울에 보고합니다. 하지만 서울 데스크는 '전원 구조' 주장을 전혀 굽히지 않습니다. 배가 서서히 기울어가는 순간, MBC 뉴스는 거짓말로 국민과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립니다.

'세월호 오보'보다 더 뼈아픈 것은 이어지는 '세월호 보도 참사'입니다. 김장겸 당시 보도 국장은 편집회의에서 유가족들에 대해 "이 사람들 깡패 아니에요? 진짜 유가족 맞아요?" 이런 발언을 합니다. 김장겸 보도국장(현 MBC 사장)이 이런 태도를 보이자, 이후 MBC 뉴스는 유가족을 폄훼하고 유족 보상금 논란을 키웁니다. 일베의 폭식 소동을 보도하면서 마치 세월호 유족에 대한 비난 여론이 급등하는 것처럼 조명하지요. 자식을 잃은 부모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뉴스가 연일 전파를 탑니다. 

박근혜의 청와대는 재벌, 검찰, 언론 모든 것을 장악한 국가 최고 권력이었습니다. 국가 최고 권력이, 가장 힘없고 억울한 유가족을 탄압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직후, 언론이 제대로 국가의 잘못을 지적하고, 이에 국가가 제대로 사과했다면, '이게 나라냐?'라는 촛불의 민심은 터져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영화 <공범자들>을 보면, 지난 9년 국가가, 언론을 상대해, 혹은 언론을 이용해, 어떤 폭력을 휘둘렀는지 낱낱이 드러납니다. 

'이정현 김시곤 통화 내용'을 다시 들으며 반성하고 있습니다.

"아, 모든 것을 가진 자들이, 모든 것을 잃은 이들을 짓밟으려고 최선을 다했구나. 저들은 저토록 악랄하게 끈질긴데, 나는 왜 저 끈질김을 배우지 못했을까?" 

 

'MBC 정상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할까요? 영화 <공범자들>의 예매율을 높여주십시오. 주말에 더 많은 극장에서 상영관과 상영회차를 열 수 있도록 여러분이 도와주십시오. 이 영화, 더 많은 관객을 만나야 합니다. 지난 9년, 공영방송을 망친 자들의 민낯을 드러낼 수 있도록, 여러분이 도와주십시오. 

여러분, 최순실이 돈이 없어서 재벌들 삥을 뜯고 다녔습니까? 정유라가 취직 못해 굶어죽을까봐 승마 국가대표를 시켰습니까? 가진 자들은 하나라도 더 뺏으려고 저렇게 지독하게 구는데, 왜 우리는 쉽게 포기해야 합니까? 제발 공영방송을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국민의 방송, 국민의 품으로 돌려놓을 수 있도록 조금만 도와주십시오.

저들처럼 지독하게 싸우고 싶습니다. 

여러분, 도와주십시오. 극적으로 도와주십시오.

이번 주말, 극장으로 달려와 '공범자들'을 만나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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