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엑스레이맨 닉 베세이 전'을 다녀왔습니다. 엑스레이 아트, 제게는 낯선 이름인데요. 처음 신문에서 기사로 보고, '엑스레이 사진도 예술이 되는 시대야?' 했어요.
기본적으로 저는 발상의 전환을 좋아합니다. 나의 경쟁력은, 다른 생각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이 가는 길로 가면 꽉막힌 고속도로가 펼쳐지고,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야 즐거운 오솔길이 나오거든요. 남다른 발상을 하려면, 남다른 시선을 가져야지요. 그런 점에서 세상을 엑스레이의 시선으로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사진 제공 : 엑스레이맨 닉 베세이전 사무국)
주말을 이용해 아이와 엑스레이맨 전시회를 다녀왔어요. 일상의 친숙한 사물을 다른 시선으로 보는 재미가 있네요. 물론 이런 생각도 들지요. '이게 예술이면, 나도 하겠다.' 고... 하지만 발상은 쉽지만 실천은 어려워요.
실천이 쉬우면, 예술이 되기 힘들 거예요. 누구나 할 수 있거든요. 누구나 하는 일은 예술로 평가받기 힘들어요. 실천이 어려우니까 예술인 겁니다. 엑스레이 사진을 찍는 사람은 많지요. 하지만 병원에 있는 방사선 기사가 다 엑스레이 아티스트는 아니잖아요? 생각은 누구나 하지만, 꾸준히 실천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사진 제공 : 엑스레이맨 닉 베세이전 사무국)
위의 사진은 비행기 격납고 안에 있는 보잉 777을 엑스레이로 찍은 건데 세계에서 가장 큰 엑스레이 작품이랍니다. 휴대폰 이미지로 보면 느낌이 오지 않지만, 전시회의 대형 사진으로 보면 정말 놀라운 작품입니다. 항공기의 구성품을 개별적으로 촬영한 후 500개가 넘는 이미지를 합쳐서 만든 건데요. 작업 기간만 3개월 정도 된답니다. 어마어마하지요?
10년 전 여름 3주간 영국 런던에 연수를 갔는데요. 당시 제가 가장 좋아했던 런던의 명소가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 (Victoria & Abert : V&A) 이었어요. 발렌시아가와 펜디 등의 화려한 의상이 볼만했는데요, 이번 전시에서 그 소장품들의 엑스레이 투과 사진이 소개됩니다. 화려한 외양 속에 숨겨진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군요.
전시장 입구에 작가 인터뷰가 나오고, 작업 방식이 소개됩니다. 영상 끝에서 닉 베세이가 "I am the X-ray man."이라고 포즈를 취합니다. 전세계에서 엑스레이를 찍는 사람은 수만명이 되겠지만, 감히 자신을 엑스레이맨이라 표현할 수 있는 건 작가 뿐이지요. 남과 다른 발상을 했고, 더 놀라운 점은 그 발상은 20년 동안 꾸준히 실천으로 이어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일이든 발상은 쉽고, 실천이 어렵기 때문에,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찾습니다. 하기도 싫고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꾸준히 하기가 힘들거든요.
악은 쉽게 이루어지는 일 속에 있고, 선은 어렵게 이루어지는 일에 있답니다.
발상은 쉽지만, 실천이 어려운 일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그 속에 내 삶을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킬 방법이 숨어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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