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발령이 나기 전, 저는 MBC 주조정실에서 일했습니다. MBC 스타 언론인의 산실이죠. 감히 저같은 딴따라가 끼기에는 부끄러운. PD수첩을 만들던 조능희, 한학수, 이근행, 김재영 피디와 강재형, 김상호 아나운서가 교대근무로 24시간 모니터 앞을 지켰습니다. 제가 TV 주조에서 근무할 때, DMB 주조 근무자가 김재영 피디인데요. 우리는 같은 조가 되어 매일 밤 같은 뉴스를 보았지요.

저는 로맨틱 코미디를 주로 만들던 사람인지라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을 봐도 그 의미가 무언지 잘 몰라요. 사실 MBC 뉴스는 은근히 재미있어요. 동물 뉴스나 화제의 유튜브 영상, 몰랐던 생활 상식이 많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그런 뉴스를 보면서 제가 즐거워하는 동안, 김재영 피디는 흥분해서 옆방에서 달려왔어요. "선배, 지금 이 시국에, 저런 뉴스가 나가는 게 말이 돼요?"

PD수첩을 연출하며 세상을 들여다보는 날카로운 시선을 벼린 김재영 피디는 MBC 상황에 대해 개탄하고 분노했어요. 생각없이 뉴스를 보며 낄낄거리던 제가 부끄러웠죠. 선배로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화장실 오가는 시간에 "김장겸은 물러나라!"고 외쳤어요. 대기발령이 난 후 김재영 피디를 만나서 그랬죠. "같은 근무조로 일한 덕분에 많이 배웠어." 후배에게 잘 배웠으니 실천은 저의 몫입니다.

그 김재영 피디가 경향신문에 MBC 몰락 10년사를 연재하고 있어요. 제가 보기에 우리 시대의 토황소격문입니다. 그의 글을 보시면, 제가 싸우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이런 후배를 두고도 싸우지 않는다면 선배의 자격이 없지요. 오늘은 그의 글을 2편 공유합니다.

 

MBC 몰락 10년사④: 쓰러지고 찢어져도 포기할 수 없는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40705&artid=201707291500021

 

[MBC 몰락 10년사⑤]김장겸의 MBC가 일베의 환호를 받은 까닭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8061006001&code=94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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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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