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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정의의 시대를 열자

by 김민식pd 2017. 5. 25.

'부정의' 시대, '정의' 꿈꾸자


어제 소개한 책 <그대 아직도 부자를 꿈꾸는가>는 부모를 위한 교양강연을 글로 엮은 것인데요, 목차만 봐도, 강연자들의 면면이 화려합니다.

 

박경철
이마트 피자를 거부해야 모두가 산다
-독식하는 거대 공룡과 맞서 싸우는 방법

정태인

그대 아직도 부자를 꿈꾸는가
-이기적인 경제학자의 이타적인 경제 이야기

이범

아이들에게 공부의 즐거움을 허하라
-망가진 교육 체계에서 익사하지 않기

(어제 소개한 내용입니다)

2017/05/24 - [짠돌이 육아 일기] - 육아의 핵심은 자발성이다


나임윤경

사교육과 외도, 그 오묘한 관계
-‘교육’만 있고 ‘애정’은 없는 가정에서 사랑 만들기

윤구병

아이를 살리는 교육, 반란이 답이다
-행복해지기 위해 던져야 하는 질문

신영복

공부란 무엇인가?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이 만나는 방법

조국

‘부정의’의 시대, ‘정의’를 꿈꾸자
-법의 치욕에 대한 법학자의 일갈

심상정

정치를 버리면 세상은 바뀌지 않아요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꿈이 되는 세상을 만들자

 

 

박경철님과 정태인님의 강연도 참 좋았고요, '사교육만 있고, 애정이 없는 가정'이라는 글도 재밌어요. (아빠는 돈 벌어오는 사람, 엄마는 사교육 전문가, 아이는 공부하는 기계...ㅠㅠ) 그 중, 조국 교수가 2011년에 정의를 주제로 한 강연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이 시점에 다시 읽어보면 울림이...

 


'제가 올해 초부터 전국 광역자치단체는 물론이고 작은 중소도시까지 다니면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내년 2012년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2012 4월에 총선이 있고요, 12월에 대선이 있는데, 행정 권력이 바뀌어 대통령이 바뀌게 되면 대통령에 의해서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도 바뀌기 때문에 사법 권력도 동시에 바뀌게 되는 매우 중요한 시기지요. 이번 2012년의 선택으로 향후 4 또는 5년간의 시스템이 결정되거든요. 국회의원은 4 임기이고 대통령은 5 임기니까요

 

한번 상상을 해보세요. 2012년에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것인가, 어떤 당이 국회에서 다수파를 차지할 것인가. 제가 사십대 중반인데요, 2012 유권자의 결정은 오십 초까지의 삶을 결정합니다.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있을 있습니다. 야권이 분열되어 한나라당이 이상 승리하고 대선에서도 이겨서 지금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각종 정책이 그대로 재생산되는 상태로 4~5년을 가는 경우입니다. 이러면 도대체 삶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될까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라도 나서서 분위기를 바꿔봐야겠다, 이런 생각을 겁니다. 그래서 전국을 도는 '로드쇼' 하고 있다고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과거 동안 경쟁 중심, 성장 중심, 효율 중심, 부자 중심의 정책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지 않았습니까. 이런 정책이 4~5 계속되고 심화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223쪽 - 조국 <‘부정의’의 시대, ‘정의’를 꿈꾸자> 서문)


조국 교수는 자신의 전공인 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명박 정권하에서 법치法治가 어떻게 법치法恥(법의 치욕)가 되었는지 이야기합니다. 검찰은 미네르바를 구속하고, 피디수첩의 작가와 피디들을 기소합니다. G-20 포스터에 낙서를 했다고 공안검찰이 수사를 합니다. 포스터 낙서에 대한 검사의 구형문에 이렇게 나와요. "피고인은 우리 국민들과 아이들로부터 청사초롱과 번영에 대한 꿈을 강탈하였다.".

 

 

포스터에 그림 낙서했다고 공안사범이 되는 나라!

 

 

조국 교수님(당시로서는) 말씀을 통해 검찰 개혁을 절감했고요. 이번에 민정 수석에 조국 교수님이 임명된 얼마나 탁월한 선택인지감했어요. 조국 교수님의 강연 마무리로 글을 맺을게요.

 


제가 존경하는 미국의 법률가로 벤자민 카도조 대법관이 있어요. 사람이 대법관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말이 있습니다. "법관 재임 중에 스스로 중립적이었다고 생각한 판결은 나중에 보니 강자에게 기울어진 판결이었고, 약자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고 생각한 것은 나중에 보니 중립적이었다." 아주 통찰력 있는 얘기죠. 어느 사회나 강자와 약자가 있고 부자와 빈자가 있습니다. 법과 제도에는 강자나 부자의 이익과 목소리가 많이 반영될 밖에 없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한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법을 해석, 집행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법대로가 아니라, 약자와 빈자이 처지를 많이 고려해야 실제로 공정한 해석, 집행이 된다는 것이 카도조의 통찰입니다.

 

저로서는 대한민국 법치 성적을 도저히 B 수가 없습니다. 기껏해야 C-입니다. C- 받으면 재수강을 있습니다. 그런데 정권은 도무지 반성의 기미가 없습니다. 재수강하더라도 똑같은 답지를 것이고 성적은 다시 C-이하일 같습니다. 정의를 실현하고 법치를 제대로 세우려면, 정권이 다시 집행을 하도록 해서는 된다고 봅니다. 벤자민 카도조 같은 시각을 갖고 법을 만들고 해석하고 집행할 사람이 국가권력을 가져야 합니다. 그때가 바로 2012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출처: 서울신문)

 

청와대 로고가 새겨진 단상에 선 조국 수석님의 모습... 아, 감동입니다!

 

2012년에는 비록 해내지 못했지만, 정의를 꿈꾸는 것은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2017, 웬지 멋진 해가 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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