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짠돌이 독서 일기

100권 읽기, 추천 목록 7. 빌 브라이슨

by 김민식pd 2011. 9. 23.

 PD 지망생에게 권하는 것, 1년에 책 100권 읽기.

책을 다독하는 비결, 하나.

책 한 권을 읽는다. 재미있으면 그 작가의 다른 책도 찾아본다. 그러다 또 재미있으면, 그 작가가 추천하는 책도 본다. 그것도 재미있으면 그 책 저자의 다른 책도 뒤져본다. 이렇게 넓혀가면 세상에 읽을 책은 무궁무진하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은 빌 브라이슨이다.
 
1. 나를 부르는 숲
청춘 시트콤 뉴논스톱 연출할 때, 같이 작업하던 작가 중 책벌레가 있었다. 방송작가들은 당연히 책을 많이 읽고, 그들과 공감하는 최고의 화제는 책 이야기다. 연출이 책을 읽지 않으면 금세 뽀록난다. 그 작가가 빌려줘서 처음 읽은 빌 브라이슨의 책이 '나를 부르는 숲'이다. 브라이슨의 유머 감각이 잘 살아있는 책이다. 내게 걷기 여행의 불을 당긴 책이기도 하다. 읽다보면 어디로든 떠나고 싶다. 실제로 작가가 쓴 다른 여행 책자도 다 재미있다. 미국 애팔래치아 트레일 3360킬로를 걸은 작가의 기록. 빌 브라이슨 월드의 입문서로 최적. 
 
2.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나를 빌 브라이슨의 열혈 팬으로 바꿔놓은 책. '어? 사람 웃기는 작가가 과학책도 냈네, 아니, 역사 책인가?' 호기심에 집어 들었다가 훅 낚였다. 이 작가, 진짜배기구나! 책 정말 잘 쓴다. 무엇보다 박학다식함에 완전히 질리게 된다. 말 그대로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역사를 쓰면서 매 장마다 유머와 위트를 비벼넣어 지루하지 않다. 여행서를 많이 쓰는 작가의 책으로, 여행 갈 때 추천할 만한 책이다. 양이 워낙 방대해서, 오랜 시간 읽을 수 있다. 
 
3. 모국어
여행기와 역사서를 쓴 작가의 솜씨를 보고 이젠 완전히 빠졌다. 그래서 그가 영어의 역사에 대해 책을 내놓았다기에 또 구해 본 책이다. 작가의 특기인, 박학다식한 지식과 유머가 잘 어우러진 책이다. Mother tongue은 원서로 읽었는데, 지금 나와 있는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영어 산책'은 이 책의 2탄이다.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에게도 좋은 읽을거리이다.
 
4. 빌 브라이슨의 재밌는 세상
이제, 이 정도로 빌 브라이슨에게 빠져들면, 그 다음 궁금해지는 것은, '어쩌다 작가는 그렇게 세상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까?'이다. 작가의 어린 시절이 궁금해진다. 비범한 연출을 만나면 꼭 물어본다. 그의 어린 시절은 무엇이 달랐을까? 작가의 어린 시절을 다룬 책이 있기에 또 달려가 샀다. 원작은, 'The life and the times of Thunderbolt kid'. 세상 거의 모든 것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이 그를 최고의 작가로 만들었다. 세상을 향한 작가의 호기심은 연출 지망생이라면 꼭 배워야 할 점!
 
아래 책들은 연출들을 위한 추천 목록은 아니다. 그냥 참고만 하시라.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여행 시리즈

브라이슨 매니아로서 나는 그가 여행기만 쓰면 달려가 사 모은다. 발칙한 유럽 산책, 발칙한 미국 횡단기, 아프리카 다이어리, 호주 여행기 등등. 이 작가, 세상을 진짜 제대로 즐겨주시는구나. 세상의 많은 여행기를 읽으며, '나도 언젠가 그들처럼!'을 외친다.

독서광으로 살면서, 나는 독서의 가장 큰 힘은 주술에 있다고 본다. 글은, 글을 읽는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묘한 힘이 있다.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은 2002년 홍은택 님의 번역으로 초판이 나왔다. 빌 브라이슨의 애팔래치아 트레일 도보 여행책을 번역한 홍은택은 3년 후, 2005년 미 대륙을 자전거로 횡단한다. 그래서 홍은택의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이라는 책을 낸다. 기자 생활하던 저자가 이렇게 삶의 커다란 전환점을 맞게 된 것은 혹시나 '나를 부르는 숲'과의 인연 탓이 아닐까? 책을 번역하느라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그도 마법의 주문에 걸려든 건 아닐까?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역시 권할 만한 책이다. 지금 나는 아메리카 횡단 자전거 여행의 유혹과 싸우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 아직은 독서로만 즐기는 중이다. 곰을 만날 일도 없고, 트럭에 치일 일도 없다. 그래서 책이 좋다.

나는 '나를 부르는 숲' 이후, 작가 빌 브라이슨의 스토커가 되었고, 역자 홍은택을 관심등록하게 되었다. 서울 시내에서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이야기를 담은 홍은택의 '서울을 여행하는 라이더를 위한 안내서' 역시 재미나게 읽었다. 무릇 독서의 양을 늘리는 방법은 이렇게 한 권 한 권 이어서 읽는 것이 최고다. 이렇게 한 권 한 권 쫓아가다보면, 세상의 모든 책을 읽고 싶어 진다.

 
다독의 삶, 연출지망생에게 권해드린다. 요즘 MBC 드라마 극본 공모의 계절이다. 2주 동안 드라마 대본 180부를 읽어야 한다. 1부가 한 시간짜리 드라마 내용인데, 가만히 앉아 하루 종일 글만 읽는 습성이 몸에 배지 않은 사람이라면 정말 힘든 작업이다.

책 읽는 습관, 평생을 가는 좋은 친구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