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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미래에 일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by 김민식pd 2017. 5. 3.

앞으로 변화하는 세상에, 어떤 일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궁금하다면, 책을 펼칠 일입니다. 책이 참 좋은게요, 내가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던, 그 고민에 대해 먼저 궁리를 하고 책을 낸 사람이 반드시 있어요. 경제전문가 선대인 소장의 책도 그렇지요.

 

<일의 미래 :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 (선대인 / 인플루엔셜)

 

책머리에 보니 저자는 고등학교 1학년, 초등학교 4학년 아이 둘을 키우고 있다는데, 저랑 똑같네요. 여섯 살 터울은 드문데.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에, 일자리가 어떻게 변하고, 어떤 능력과 자질이 필요할지 고민한다는 얘기가 반갑습니다. 저 역시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할지 늘 궁금하거든요.

 

다가올 미래는 네 가지 변화가 함께 일어납니다. 1. 저성장 시대가 오고, 2. 인구 마이너스의 시대가 오고, 3. 기술 빅뱅과 4. 로봇화와 인공지능의 시대가 온다는 거지요. 고도 성장기를 살아 온 베이비부머 세대에게 낯선 미래입니다. 이제껏 살아온 방식대로 아이를 키워도 좋을까요? 아니, 아이의 미래가 아니라, 당장 나의 미래 역시 새롭게 고민해 봐야할 시점이 아닐까요?

 

사람의 평균 기대 수명은 늘고 기업의 평균 수명은 줄어드는 시대, 평생직장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특정 회사를 벗어나서도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직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직업입니다.

 

이런 시대에 직장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은 무엇일까.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더랩에이치 김호 대표는 그 기업이 당장 얼마나 잘 나가는지 보다는 자신의 미래 직업을 만드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 곳인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략)

기계가 인간을 빠르게 대체하는 시대에,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또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성찰해보는 과정이 중요하다. 자신의 내면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 결국은 자신만의 소명으로서의 직업vocation’을 찾아 더욱 성취감과 만족감 높은 삶을 살 수 있다.’

 

(195)

 

저의 직업은 드라마 PD입니다. 드라마 PD는 드라마 제작의 기회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작가가 대본을 쓰고, 배우가 연기를 하고, 카메라 감독이 촬영을 해야 무언가 만들어지거든요. 지난 몇 년, 제 직업에 대해 다시금 고민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생겼어요. ‘나의 소명은 무엇일까?’ 나의 일을 다른 방식으로 해석해봤어요.

PD란 결국 동기부여 전문가입니다. 재능 있는 작가를 찾아, 그에게 당신은 재미난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사람입니다." 라고 말합니다. 좋은 배우를 찾아, “당신은 매력적인 사람입니다.” 열정적인 스탭을 찾아, “당신은 감각적인 사람입니다.”를 끊임없이 말해줍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며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응원하는 사람, 그게 바로 드라마 감독입니다.

그렇다면 동기부여를 일상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 지점을 고민하다 블로그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공짜로 즐길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데요! 심지어 영어 공부도 공짜로 할 수 있다니까요?”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일이, 촬영장에서 드라마를 연출하는 것과 다르지 않더군요. TV 드라마가 아니어도 블로그란 공간에서 재미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깨달음은 매일 매일의 실천(블로그에 글쓰기)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새로운 일의 기회(출판, 강연, 방송 출연)로 이어집니다.

 

일은 크게 두 가지 기준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재미가 있는 일, 돈이 되는 일재미도 있고, 돈도 되면 행운의 영역’, 재미는 없지만 돈이 되면 생존의 영역’, 재미는 있지만 돈이 안 되면 보람의 영역’, 재미도 없고 돈도 안 되면 불운의 영역입니다.

 

(204쪽 <쿨하게 생존하라> 김호 지음에서 인용)

4분면 그래프를 보며,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어디에 있는지 고민해보는 것도 좋겠어요. 저의 목표는, ‘처음엔 무조건 위로 올라간다, 그 다음엔 앞으로 나아간다.’입니다. 재미를 찾는 게 우선입니다. 살아보니까, 재미난 일을 열심히 하면 돈은 따라오더군요. 돈이 된다는 생각에 재미없는 일을 억지로 하면, 결국 재미도 잃고 돈도 잃는 경우가 많아요. 오랜 세월 일을 해야 하고, 어떤 변화가 닥쳐올지 모르는 시점에,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일을 하는 나 자신의 성장이거든요. 오래오래 일하려면 나를 성장 시키는 일을 해야 합니다. 저의 경우, 일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성장하기 쉽지 않더군요.

블로그는, 재미로 시작했어요. 돈은 낮에 회사 생활을 통해 버니까, 새벽에 일찍 일어나 무언가 할 때는 무조건 재미난 일을 합니다. 돈은 안 되지만, 재미있는 일. ‘보람의 영역으로 진입 성공입니다. 블로그만큼 보람 있는 일도 드물어요. 평생을 통해 내가 공부하고 일하며 느낀 점을 세상 사람들과 나누는 일이니까요.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에게, 지금 이 순간 내가 쓰는 이 글이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염원하는 일이니까요.

드라마 연출 기회가 없지만 꿋꿋이 회사에서 버티는 것은 생존의 영역입니다. 한때 드라마 연출가로 살 때는 '행운의 영역'에 있었지요.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삶. 어느 순간 직업의 보람이 사라지면서 '생존의 영역'으로 내려갔어요. 삶에 재미를 찾아 제 삶에 블로그를 더했습니다.  '생존의 영역'에서 '보람의 영역'으로 다시 떠올랐어요.

블로그 글을 모아 책을 내고, 돈을 벌게 된 것은, 행운이 작용한 결과입니다. 어떤 일이 돈이 될지 안 될지 알 수 없으니 처음엔 무조건 재미에 치중해야 합니다. 돈이 되지 않아도 재미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일을 합니다. 그러기 위해 제가 되뇌는 주문이 있습니다. “공짜로 즐기는 세상!” 제가 즐기는 독서, 여행, 외국어 공부, 모두 돈이 들지 않는 취미에요. 노후를 준비하면서 저의 화두는 하나입니다. 어차피 인생에 큰돈은 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내가 재미나게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표지에서 저자가 묻습니다. 5년 뒤, 당신은 어디에 있을 것인가?

지금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앞으로 어디로 가고 싶은가요? 일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일의 미래 :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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