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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역시, 믿고 찾는 배명훈!

by 김민식pd 2016. 12. 22.

벌써 연말이군요. 다음주면 벌써 올해도 끝... 와우, 시간 정말 빨리 가네요. 올해는 특히 더 그런 듯. 오늘은 연말을 맞아 밀린 독서 일기를 총정리합니다. 먼저 YES 24 전자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소설들부터 살펴볼게요.

 

2016-244 몰타의 매 (대실 해밋 / 고정아 / 열린 책들)

하드보일드 소설의 시초격인 작품이지요. 동명 영화로 유명한 소설인데요. 지금 읽으면 좀 올드한 느낌이 있어요.

 

2016-245 아름다운 흉기 (히가시노 게이고 / 민경욱 / RH 코리아)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은 들쑥날쑥합니다. '용의자 X의 헌신'처럼 탁월한 작품도 있고, '어라? 이건 거의 아마추어 수준 아닌가?' 하는 아쉬운 책도 있습니다. 작가가 유명해진 후, 지망생 시절에 써놓은 습작 원고를 가끔 시장에 내놓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 직업 작가에게 다작보다 중요한 건 품질 관리인데 말이지요. 이 책은 아쉽게도 후자에 해당하는 것 같아요.

 

2016-246 핑거스미스 (새라 워터스 / 최용준 / 열린책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의 원작으로 유명해진 소설인데, 마침 YES24 전자도서관에 있군요. 반가운 마음에 덥썩 빌려서 읽었는데... 분량은 많은데, 전개가 너무 느려 힘들었어요. 본격적인 반전은 중반에나 나오고, 그때까지는 이게 스릴러야, 통속소설이야, 동성 로맨스물이야? 하면서 그냥 지루하게 갑니다. 안 본 영화가 궁금해지네요. 이걸 어떻게 각색을 했을까...

 

2016-247 나는 혼자 여행중입니다 (사무엘 비외르크 / 이은정 / 황소자리)

영미권 작품과 일본 소설만 읽는 일이 지루해지면, 북유럽 소설을 찾아읽습니다. 그 동네에는 낯설고 흥미로운 데뷔작이 많거든요. 이 작품도 그런 점에서 아주 흥미만점입니다. 조금 무서운데요, 일단 강추!

 

YES24 전자도서관 장서는 여기까지구요. 다음은...

 

2016-248 메이크 미 (리 차일드 / 정경호 / 오픈하우스)

제가 좋아하는 잭 리처 시리즈의 최신작입니다. 어느 순간 잭 리처가 어린 시절 읽은 '디스트로이어'가 된 듯한 느낌입니다. 레모라는 미국인이 한국인 고수에게 무술을 배운 후 세계를 다니며 악당을 처단하는 이야기. 미국판 무협지에요. 이젠 잭 리처가 가는 시골 마을에서 미녀가 위험에 빠지고, 악당들이 나타나 덤비는 게 하나도 이상하지 않아요. 너무 익숙해진 공식대로만 이야기가 진행되니 긴장감이 떨어지네요... 리 차일드의 초기작들이 그립습니다.

 

그래서, 최근 읽은 소설 중 최고는 무엇인가? 물어보신다면.....

역시, 믿고 찾는 배명훈이죠!

라고 대답하렵니다.

 

2016-249 예술과 중력가속도 (배명훈 / 북하우스)

2016년 11월 7일에 나온 작가의 따끈따끈한 신작입니다. 배명훈의 '타워'는 볼 때마다 새로운 재미를 주는 걸작이구요. '총통각하'는 지금 읽어도 시대를 앞서간 걸작임을 알 수 있어요. (특히 요즘같은 시국에 읽으면 더 감탄하게 하는!) 이 작가는 기본적으로 10년 정도는 앞서가는 것 같아요. 책에는 작가의 데뷔작 '스마트 D'도 실려있는데, 신인 시절에 이미 완성형 작가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데뷔작부터 최근작까지 10년의 작가의 궤적을 살펴 볼 수 있는 귀한 기회에요. 소설가는 흔히 인물과 사건을 만들지만, SF 작가는 하나의 세계를 창조합니다. 익숙한 팬덤을 비틀어 SF를 만들기도 하고요. 정치 풍자와 디지털 문명에 대한 비판을 재미난 이야기로 녹여내기도 합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게 되는 책. 이런 책을 만나는 행운이 있어, 독서를 포기하지 못한다니까요.

 

"배명훈은 인문학, 사회과학, 과학을 가로질러 섭렵하고 활용하는 탁월한 작가입니다. 세계를 해석하는 도구를 많이 가진 작가가 세계를 더 정확히 그려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미 가진 것 안쪽으로 침잠하지 않고 끝없이 범주를 넓혀 나가는 작가가 새로운 작품을 써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정세랑 소설가의 해설 중)

 

한국 SF계에 이런 작가가 있다는 데, SF팬의 한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아이돌 팬의 언어를 빌려 감히 한 말씀...

 

작가님, 태어나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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