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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일곱 편의 소설 이야기

by 김민식pd 2016. 8. 3.

2016-177 빙과 (요네자와 호노부 / 권영주 / 문학동네)

여름방학을 맞은 중3 딸아이에게 추천할 만한 추리소설을 찾다가 읽은 책. 고교 고전 문학부 동아리 활동과 관련한 미스터리. 살인이나 폭력이 없어 중고생 읽기엔 괜찮겠으나, 너무 심심해서 재미가 부족한 게 흠.

 

2016-178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무라카미 하루키 / 윤성원 / 문학사상사)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을 보면, 하루키의 데뷔작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읽고 친구가 '이 정도 소설이면 나도 쓰겠다'고 하는 대목이 나오기에, 궁금함에 찾아본 책. 분량도 적고, 딱히 이렇다할 스토리라인도 없고, 소소한 성장 소설. (그런 말도 납득이 가는... ^^) 물론 하루키가 대단한 건 데뷔작 덕이 아니라, 25년간 꾸준히 작가로 일해왔다는 거지만.

 

2016-179 이웃의 아이를 죽이고 싶었던 여자가 살았네 (류드밀라 페트루솁스카야 / 이경아 / 시공사)

슬라브 민담 모음집. 여름에 읽기 좋은 납량물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좀 난해한 편. 맨 앞에 나오는 표제작이 제일 재미있다능. 작가의 이름이 어려운 작품은 왠지 잘 친해지지 않는 게 영미 문화권에 친숙한 독자의 맹점. ^^

 

2016-180 톰 고든을 사랑한 소녀 (스티븐 킹 / 한기찬 / 황금가지)

여름엔 공포 소설의 거장, 스티븐 킹을 한번쯤 읽어줘야지 하는 생각에 읽었다가... 요즘 킹도 예전의 '킹왕짱'이 아니네... 하는 생각. 새로운 작가를 발굴해야 할 시간이 왔구먼.  

 

2016-181 첫번째 법칙 (헨드릭스 게이, 린지 팅커 / 최유리 / 아름드리미디어)

티벳 승려 출신 LA 형사라니, 도대체 이건 또 어떤 캐릭터일까? 하다가 뜻밖에 매력적인 탐정 발굴. 티벳 승려로 수행하며 몰래 셜록 홈즈 소설을 읽던 소년이 어느날 형사로서의 소명에 눈을 뜬다. 세상을 향한 자비로 똘똘 뭉친 탐정, 살인범을 쫓는 와중에도 분노 조절 명상 수련을 하는 독특한 탐정, 텐징 노부 시리즈 제 1권.  

 

2016-182 와일드싱 (조시 베이젤 / 이정아 / 황금가지)

'비트 더 리퍼'라고 외과 레지던트로 일하던 작가 지망생이 약빨고 쓴 소설이 있음. 마피아 킬러가 FBI에 악당들을 꼰지르고 증인보호 프로그램으로 신분을 바꾸고 의사로 사는 이야기. 어느날 자신의 과거를 아는 악당을 환자로 만난다. '이 녀석을 죽여야 할까? 살려야 할까?' 의사와 킬러 사이 정체성의 고민을 하게 되는 주인공 이야기. 스릴러계 최고의 데뷔작 중 하나.

그 킬러 출신 의사가 나오는 두번째 이야기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찾아 읽었더니... 음마나, 세상에, 두번째 책은 완전 꽝일세... 아니 내가 알던 그 작가가 맞나? 궁금해서 구글링 해보니, 미국 소설 팬들 모두 멘붕 모드. 첫 책의 과도한 성공이 작가를 버렸다는 리뷰 일색.

(그래도 '비트 더 리퍼'는 정말 재미있으니, 스릴러 팬이라면 강추. 두번째 책은 굳이 찾지 마시길.)

 

2016-183 데드 조커 (안네 홀트 / 배인섭 / 펄프)

스릴러 소설 속에서 여름을 보내는 중인데, 책 고르기 만만치 않네... 이럴 때는 고수의 가르침을 찾아나서야. 대중문화 평론가 김봉석 님의 눈썰미가 보통 아닌데, 마침 김봉석 님이 팟캐스트, '이게 뭐라고' (요조, 김관의 님이 진행) '추리 스릴러 소설의 세계, 범인은! 이 안에 있다!'편에 출연... 추천해주신 '데드 조커'를 찾아 읽었는데, 역시 김봉석 님 표 추천 스릴러답게 대만족. (참고로 김봉석님의 추천 소설을 보려면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을 보시길. 아, '내 안의 음란마귀'(김봉석 님의 신간)도 빨리 영접해야 하는데!) 

봉석님은 이름도 낯선 작가를 도대체 어디서 발굴하는 건지 신기할 정도. 일단 주인공이 독특하게도 여형사인데 무려 수사 반장. 저자 약력을 보니, '노르웨이의 아가사 크리스티'라는 별명을 가진 여류 작가. 작가 경력이 전직 경찰관, 변호사, 법무부 장관이라능! 후덜덜... 여성 법무부 장관이 퇴직하고 스릴러 소설을 쓰는 나라라니, 아, 정말 부럽구려...

 

(우리나라 판검사님들도 퇴직 후 재테크 대신 창작활동에 힘쓰시면 정의 사회 구현이 더욱 앞당겨질텐데!)

 

'해리 홀레'가 그랬나요? 유력한 용의자인줄 알고 쫓다가 허탕 쳤을 때, 오히려 기뻐해야한다고. 답이 아닌 것을 하나 하나 지워가면, 정답에 이르른다고. 단번에 범인을 찾아내는 추리 소설이 재미없듯, 단번에 재미난 추리소설을 찾는 일도 재미없어요. 조금 헤매더라도 끈기있게 찾다보면 멋진 작품을 만나기 마련...

 

올 여름도 스릴러 추리소설의 품안에서 서늘하게 보내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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