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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혼자라도 괜찮아

by 김민식pd 2016. 8. 1.

2016-175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노명우 / 사월의 책)  

 

저는 연애예찬론자입니다. 연애와 결혼과 육아의 즐거움에 대해 늘 이야기했지요. 최근에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여러 권의 책을 통해 20대의 삶을 들여다보니, 요즘 시대에는 연애나 결혼이 만만치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 나의 권유가 세상 물정 모르는 아저씨의 꼰대짓이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이제는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세대의 자유도 존중해야할 때가 왔어요.

 

 '인간의 자유란 원하는 것을 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원하지 않는 것을 하지 않는데 있다.'

(장 자크 루소, 위의 책 142쪽)

 

생각해보니, 우리 사회에서 결혼을 선택하면, 자유를 잃는 경우가 더 많네요. 우선 결혼한 남녀에게 '주거 선택의 자유'가 사라집니다. 내 직장보다 아이의 학교가 주거지 선택에 있어 우선이 되니까요. 육아나 교육이 너무 힘든 사회라서, 비혼이나 자녀를 갖지 않는 선택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어요. 

 

'갱년기를 겪어본 사람은 누구나 안다. 사춘기는 연습에 불과했음을.'

(위의 책 150쪽)

 

어떤 선배가 말했어요. "아들의 사춘기와 마누라의 갱년기가 동시에 찾아 왔다네... 나는 어디로 숨어야 하나?" 사춘기와 갱년기가 오면, '난 누구인가, 또 여기 어디인가?' 하는 고민이 순식간에 찾아옵니다. 아이는 독립된 자아를 쟁취하려고 투쟁하고, 엄마는 잃어버린 자아를 되찾으려고 투쟁합니다. '남편 뒷바라지하고 아이 키우다보니 내 삶이 없어졌어. 이제라도 난 내 인생 찾아갈거야!' 네, 주위 사람은 좀 힘들어도 이건 꼭 거쳐야할 과정이지요. 인생을 산다는 것은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는 것이니까요. 부모가 시키는 대로 사는 사춘기 청소년, 매력 없어요. 가족 뒷바라지만 하고 사는 갱년기 중년은 활력이 없고요. 자신을 더욱 사랑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기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기를 알아야 한다. 자기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을 배려할 수도 사랑할 수도 없다. 이타주의의 강박에 물든 사람은 자기를 이해하는 최소한 시간조차 가져보지 못했기에 자신의 진정한 욕구조차 알지 못한다. 자기를 알지 못하는 한 이기주의자는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유래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주어진 이익을 만족시키는 삶을 산다. 얼치기 이기주의자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탐욕을 위해서 삶을 사는 사람이다.'

(위의 책 250쪽)

 

인공지능의 시대, 창작자로 사는 삶을 꿈꿉니다. 그러기위해 기본소득의 도입이 필요합니다. 사회적 생산은 인공지능 로봇에게 맡기고, 인간은 취미로서 창작 활동을 즐기는 시대, 그게 제가 꿈꾸는 유토피아입니다. 

 

'기본소득은 모든 구성원들이 개인 단위로 자산조사나 근로조건의 부과없이 국가로부터 지급받는 소득이다. 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는 다른 사회복지제도와 유사하게 보이지만, 가족 단위가 아니라 개인 단위에 의한 공적 부조라는 측면이라는 점에서 단연 돋보이며, 1인 가구가 지배적인 형태가 될 앞으로의 사회에 적합해 보인다.'

(위의 책 238쪽)

 

혼자 사는 사회학자, 노명우 교수는 1인가구의 삶을 경험하고, 혼자 잘 살기 위한 방법을 책 속에서 제시합니다. 1인가구의 확대는 장수 사회의 피할 수 없는 트렌드입니다. 혼자 사는 이들이 더 행복하기 위해서는, 개인적 노력도 필요하고 사회적 제도 및 인식의 개선도 필요하지요. 

이 책을 읽고 저는, 혼자 사는 사람들의 선택을 존중하게 되었어요. 그동안 어쭙잖게 충고질 했던 것, 이 자리를 통해 반성합니다.

 

 

'넌 이렇게 말해야 했어.

내가 결혼하지 않은 이유는 우아한 싱글이 더 좋기 때문이야. 

이 잘난 척하고 겉늙어보이는 겉늙어 보이는 편협한 얼간이들아.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 하나밖에 없는 줄 알아?

네 집당 한 집 꼴로 독신자 가구고, 영국 왕실의 대부분이 독신이야.

사회 조사에 따르면, 이 나라 젊은 남자들은

배우자로는 완전히 낙제점 이하이기 때문에,

그 결과 나처럼 남의 양말을 빨아줄 필요도 없고,

경제력과 자기 집을 갖고 있으면서 인생을 즐기며 사는

독신녀로 이루어진 새로운 세대가 생겨난 거라고.

만약 질투심에 타오르는 당신네 기혼자들이 공모해서

우리가 바보짓을 하고 있다고 느끼게 만들려는 시도만 하지 않는다면

우린 너무너무 행복할 걸 하고 말이야.

 

-헬렌 필딩 (1999) <브리짓 존스의 일기> 중

(위의 책 1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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